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그림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중심 타선은 조화를 이뤄도 모자란 상황에서 ‘엇박자’를 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중심 타선은 겨우 합주곡을 연주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시리즈 전적 1승1패 동률을 만들었다.
KIA는 전날(25일) 1차전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22일 만의 실전 경기에서 타선은 6안타에 그쳤다. 5회말 터진 로저 버나디나의 3점 홈런 외에는 좀처럼 타선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었다. 특히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으로 구성된 중심 타선은 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버나디나의 3점포와 최형우의 안타는 체면치레였고 나지완은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2차전에서도 같은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 웬만하면 믿음을 거두지 않는 김기태 감독만의 신뢰의 표현이었다.
일단 두산 선발 장원준의 투구 내용이 워낙 눈부셨다. KIA 타선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그래도 2차전에서 클린업 트리오는 서서히 감각을 찾아갔다. 그러나 이들 중심 타선이 한번에 터지지 않았다. 정박자의 조화가 아닌, 엇박자의 조화였다. 당연히 터질 듯 터질 듯 하면서도 중심 타선의 결과는 침묵이었다.
1회말 버나디나가 2사 후 볼넷으로 걸어 나갔지만 최형우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회보다는 4회가 더욱 아쉬웠다. 4회말 선두타자였던 버나디나는 빗맞은 중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버나디나의 주루가 아쉬웠다. 초구를 던지기 전 버나디나는 성급하게 움직였고, 결국 견제 아웃을 당해 허무하게 KIA에 아웃카운트가 추가됐다.
더욱 허탈한 것은 버나디나의 견제사 이후 최형우가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기 때문, 최소 무사 2,3루의 기회가 이어질 수 있었고, 그 이상으로는 선취점까지도 가능했다. 결국 조화를 이루지 못한 KIA 중심 타선이었다. 최형우의 2루타 이후 나지완은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고, 후속 안치홍 역시 삼진을 당하면서 선취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후 경기는 0의 행진이 계속됐다. KIA 중심 타선 역시 분위기에 편승, 별 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6회말에는 1사 후 버나디나가 2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지만, 최형우가 중견수 뜬공에 그쳤고, 나지완이 삼진을 당했다. 좀처럼 중심 타선이 합을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8회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에서 중심 타선은 드디어 합주곡을 연주했다.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승리의 선율이 흐를 수 있게 했다.
8회말 선두타자 2번 김주찬이 우익선상의 빗맞은 2루타를 뽑아냈다. 무사 2루에서 버나디나는 3루수 희생번트를 대면서 1사 3루로 기회를 이었다. 현재 KIA 타자들 가운데 제일 감이 좋았던 버나디나의 희생이었다. 최형우는 사실상의 고의 4구로 1루로 걸어나갔다. 두산 배터리가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1사 1,3루의 기회, 앞선 타석까지 시리즈 안타가 없는 나지완에게 기회가 왔다. 나지완은 3루수 땅볼을 때렸다. 하지만 3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렸지만, 두산 수비의 욕심이 KIA에 행운을 가져왔다. 3루 주자 김주찬이 런다운에 걸렸지만 두산 수비가 1루 주자 최형우가 3루로 향하는 것을 잡기 위해 욕심을 부렸다. 결국 김주찬은 홈을 밟았다. 타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중심 타선에서 기회를 연결시킨 것이 천금의 득점으로 이어진 것. 겨우겨우 KIA의 중심 타선은 득점에 공헌을 했다. /jhrae@osen.co.kr
[사진] 광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