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방마님이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두산은 26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에게 0-1로 패했다. 적진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잠실에서 3~5차전을 치른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부상으로 신음하던 양의지와 김재호의 출격을 예고했다. 좌완투수 양현종을 맞아 에반스까지 지명타자로 선발명단에 넣었다.
김재호는 지난 8월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박헌도의 파울 타구를 처리하다 좌익수 김재환과 충돌해 어깨를 그라운드에 부딪쳤다. 이후 김재호는 플레이오프에서 대수비로만 출장했다. 양의지는 20일 플레이오프 3차전서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1차전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포수마스크를 썼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가 수비는 이상 없다. 타격은 100% 아니지만 어제 타석에서 스윙하더니 괜찮다고 했다. 에반스도 나설 때가 됐다”면서 돌아온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돌아온 김재호는 1회부터 실책을 범했다. 선두타자 이명기의 평범한 타구를 놓친 김재호는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재호가 수비감을 되찾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어진 김주찬의 타구가 다시 김재호를 향했다. 김재호는 안정적으로 타구를 잡아 더블플레이로 연결시켰다. 그는 보란 듯이 녹슬지 않은 수비실력을 선보였다. 김재호는 3회말에도 김주찬의 타구를 깔끔하게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양의지의 리드는 나쁘지 않았다. 두산은 1회말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선두타자 이명기를 출루시켰다. 장원준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장원준은 침착하게 김주찬에게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만들었다. 장원준의 투구도 좋았지만, 양의지의 각본대로 흘러간 수비였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8회 김재호와 양의지는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김주찬의 2루타 후 버나디나의 보내기 번트가 나왔다. 4번 타자 최형우가 등장해 볼넷을 얻었다. 나지완이 3루쪽 땅볼타구를 쳤다. 허경민이 홈으로 뛴 김주찬을 잡기 위해 양의지에게 송구했다. 한 차례 더 허경민과 양의지가 공을 주고 받으며 김주찬을 태그아웃시키려 했다. 이 사이 최형우는 3루까지 달려 수비수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다시 양의지가 3루에 송구하는 사이 김주찬이 과감하게 홈으로 뛰어들어 첫 득점에 성공했다.
양의지가 3루로 송구하지 않고 주자 김주찬을 몰아갔더라면 득점을 주지 않아도 되는 장면이었다. 한 번의 판단착오로 양의지는 7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투수리드까지 빛을 잃고 말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광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