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거짓말로 만들지 못했다.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왔던 김재환(29·두산)이 양현종(29·KIA)에 다시 당하며 흐름이 끊겼다.
김재환은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4번 좌익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1안타 2삼진에 그쳤다. 안타 하나는 단타였다.
플레이오프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오던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올해 NC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4할7푼1리, 3홈런, 9타점이라는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선 5회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5-3 승리에 일조했다.
그러나 이날 선발은 양현종이었다. 김재환이 유독 공략하지 못했던 상대였다. 김재환은 올 시즌 양현종과의 맞대결에서 단 1개의 안타도 없었다. 최근 2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타율은 1할(1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아무리 좌완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투수라 하더라도 지난 2년간 합계 72개의 대포를 터뜨린 김재환임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약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만큼 이날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혔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세 번의 타석에서 모두 좋은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이 중 두 번은 삼진이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1회 2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김재환은 2루 땅볼에 그쳤다. 양현종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겼으나 2루 땅볼에 그쳤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 슬라이더에 헛스윙, 2구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가 됐고 결국 5구째 슬라이더에 다시 헛방망이가 나갔다.
가장 아까운 타석은 6회였다. 두산은 1사 후 민병헌의 2루타, 2사 후 박건우의 볼넷으로 2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날 유일하게 주자가 두 명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재환은 다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슬라이더에 초점을 맞춘 듯 보였으나 오히려 4구째 바깥쪽 꽉 찬 148㎞ 빠른 공에 허를 찔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8경기 연속 득점, 9경기 연속 안타, 4경기 연속 타점, 2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세 좋은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던 김재환이지만 득점과 타점-홈런 기록은 모두 끊겼다.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