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환골탈태' KIA 불펜, 남은 시리즈 희망 켰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6 12: 00

강점으로 꼽았던 선발진이 무너졌다. 반대로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진은 휴식의 힘을 증명했다.
KIA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3-5로 패했다. 두산은 4회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빼앗았고, 5회 김재환과 오재일이 연이어 홈런포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5회 로저 버나디나의 3점포로 두 점 차 추격을 개시했지만 이미 늦었다.
시리즈 시작을 앞둘 때까지만 해도 선발진과 타격은 KIA, 불펜과 경험은 두산의 우세로 점쳐져다. 단기전은 마운드, 특히 한두 점을 좌우하는 불펜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일부 전문가들이 "두산의 경험이 체력을 비축한 KIA를 앞지를 것이다"라고 전망한 이유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로 시리즈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KIA로서도 항변할 근거는 충분하다.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가 다소간 고전했지만 불펜이 제 역할을 다했다. 한껏 기세가 오른 두산 타선 상대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헥터는 3회까지 37구만 던지는 짠물 피칭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4회 34구를 던지며 선취점을 빼앗겼다. 순식간에 많은 공을 던진 헥터는 5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결국 헥터는 6회를 간신히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헥터가 내려간 시점에서 스코어는 3-5. 로저 버나디나의 3점포로 추격한 KIA였다. 두 점 차는 한 이닝에도 언제든 따라갈 수 있다. 심지어 세 번의 공격 기회가 KIA에 있었다. 어떻게든 추가 실점을 막아야 했다.
먼저 등판한 건 심동섭이었다. 심동섭은 첫 타자 류지혁을 삼진으로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건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김재환과 오재일을 삼진으로 꺾었다.
다음은 임창용 차례였다. 임창용 역시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단추를 잘 뀄다. 박세혁과 허경민에게 사사구를 내줬지만 실점은 없었다.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장 기록을 갈아치우는 겹경사도 있었다.
방점은 김세현이 찍었다.김세현도 첫 타자 김재호에게 삼진을 빼앗았다. 이어 조수행과 김재환을 땅볼 처리하며 불펜 무실점의 흐름을 완성했다. KIA 타선은 버나디나의 홈런포 제외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두산의 5-3 승리. 반전은 없었다.
하지만 KIA로서는 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염려했던 불펜의 반등이 반갑다. KIA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했다. 리그 8위. 소위 '참사', 혹은 '대첩'이라고 불릴 만한 경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KIA는 10월 3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22일 만에 실전을 치렀다. 타자들은 경기 감각 저하로 애를 먹었지만 투수, 특히 불펜진은 달랐다. 충분히 힘을 비축했고 그걸 쏟아부은 불펜진이었다.
KIA 불펜이 남은 시리즈에서 이런 모습을 유지한다면 약점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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