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던 타격전에 멈춤 버튼이 켜졌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드물었던 투수전이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나왔다.
두산은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KIA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5-3으로 승리했다. 김재환과 오재일이 백투백 홈런으로 승기를 챙겼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3실점 쾌투로 '에이스' 면모를 되찾았다.
니퍼트는 플레이오프와 딴판이었다.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서 선발등판한 니퍼트는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위력을 발휘했던 니퍼트이기에 충격은 컸다.
비단 니퍼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3연승을 거뒀지만 선발진은 무너졌다. 장원준(5⅓이닝 6실점), 마이클 보우덴(3이닝 3실점), 유희관(4⅔이닝 4실점) 모두 고전했다. 지난해 '판타스틱4'라는 별명과 함께 한국시리즈 '셧아웃'을 이끈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반면, 두산 타선은 빛났다. 두산은 4경기서 50점을 몰아치며 NC 마운드를 맹폭했다. NC 역시 장현식(3⅔이닝 4실점)-이재학(3이닝 4실점)-에릭 해커(3⅔이닝 7실점)-정수민(3이닝 3실점)의 부진으로 울었다. 이처럼 포스트시즌은 타격전 양상이었다.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롯데 1-0승)을 제외하면 어느 한 팀도 투수력의 우세를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시리즈에서 완전히 깨졌다. 특히 KIA '에이스' 헥터가 그랬다. 헥터는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고개를 떨궜다.
헥터는 3회까지 37구를 던지며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4회에만 34구를 던지며 1실점하며 무너졌다. 박세혁이 4회 12구 승부 내내 이어진 커트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는 KIA 5회 4득점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4회의 여파가 5회에 나타났을뿐, 전체적인 투구에는 힘이 있었다.
뒤이어 나온 투수들도 괜찮았다. 헥터는 4회 1실점, 5회 3실점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웠다. 헥터의 뒤를 이어 등판한 심동섭, 김윤동, 임창용은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추격 의지에 불을 지폈다. 두산 역시 니퍼트가 위용을 되찾은 점이 고무적이었다. 니퍼트 다음 등판한 함덕주와 김강률도 위기를 꼬박꼬박 넘기며 감독의 승부수 이유를 증명했다.
KIA와 두산 모두 플레이오프까지 지속된 가을 야구의 투수전 양상에 새 국면을 제시한 건 분명하다. 2차전 선발투수는 양현종과 장원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i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