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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드래프트 플랜, 기회와 가능성, 그리고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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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지금 와서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부산 kt 조동현 감독은 지난 23일, 사령탑에 앉은 뒤 가장 환한 미소를 지은 듯 했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1라운드 1,2순위를 모두 차지했기에 조동현 감독은 웃을 수 있었다.

16%의 확률로 1순위를 차지한 뒤, 지난해 창원 LG와의 트레이드 때 조성민과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면서 김영환과 함께 받아온 LG의 1라운드 지명권이 두 번째 순번으로 불렸다.

kt는 올 시즌 드래프트 최대어 2명을 싹쓸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내심 기대는 했지만 그 기대가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기쁨은 두 배였다. 조동현 감독은 “이런 행운도 3년에 한 번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며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었다. kt는 지난 2013년 김종규(LG), 김민구(KCC), 두경민(DB) 등 경희대 3인방이 쏟아져 나온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이재도를 선택해야 헸고. 지난해 역시 이종현(현대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 등 황금세대가 드래프트 대상이었지만 kt는 역시 5순위로 가드 박지훈을 뽑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2013년 드래프트에서 이재도를 뽑은 것은 신의 한 수가 됐지만 박지훈을 뽑은 지난해에는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잭팟’을 터뜨렸다. 오는 30일이 선택의 순간이다.

이제 kt의 선택이 관심을 모은다. 모두가 양홍석(중앙대), 허훈(연세대)이라는 포워드, 가드진의 각각 최대어를 선택할 것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 조동현 감독의 생각 역시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 감독은 “그동안 대학농구를 쭉 봐왔기 때문에 여기서 말도 안 되게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와서 달라질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양홍석을 뽑는 것은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가드진 픽을 허훈과 유현준(한양대) 가운데 고심을 하고 있다. 허훈은 이미 대학레벨에서 배짱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공격형 듀얼 가드의 스타일을 갖고 있다. 대신 유현준은 정통 포인트가드에 가깝다. 패스 센스를 인정받고 있고, 얼리 엔트리로 대학 2년만 마치고 프로에 도전해 성장 가능성도 좀 더 높다. 조동현 감독은 “사실 허훈과 유현준이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장래성은 유현준이 더 높은 듯하다”며 내심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현준이 없는 것을 허훈이 갖고 있고, 허훈이 배짱도 두둑한 편이다”는 말로 허훈에 대한 생각을 덧붙였다.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듯한 발언이었다.

이제 kt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심사다. 간신히 잡은 기회를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승화시켜야 한다. 일단 조 감독은 “이들이 들어와서 바로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당장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홍석, 허훈 혹은 유현준이 가세할 경우 kt의 선수층 자체는 탄탄해진다. 양홍석이 합류한다면 부실한 포워드진이 단번에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김영환, 박상오 등 베테랑이 포진한 가운데서, 눈에 띄는 젊은 자원이 없다. 김현민이 초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박철호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포워드 자원들이 전체적으로 부실하고 높이와 힘에서 타 구단들에 밀린다. 양홍석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적의 자원이다. 스몰포워드나 파워포워드 자리에서 충분히 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는 상황. 조동현 감독은 “일단 양홍석이 대학 때 4번(파워포워드) 자리를 맡았다. 프로에서 3번을 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3.5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4번이 몸에 익을 텐데, 그래도 3번 포지션에 김영환이라는 좋은 롤모델이 있기에 준비를 잘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허훈이 합류한다는 전제로 가드진의 변화도 예상했다. 일단 가드진 에이스 역할을 하는 이재도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모두가 하는 상황. 조 감독은 “이재도가 없을 때 허훈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재도와 허훈이라는 두 명의 공격형 가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복안도 고민 중이라고. 조 감독은 “상대에 따라 다르게 카드를 조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도, 김우람의 자리에 허훈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면서 가드진 역시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이재도의 군 입대 공백 이후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몸 상태라는 변수를 체크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조 감독은 “이제는 신인 선수들이 바로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가 뽑은 신인 선수들을 바로 활용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최창진과 박지훈은 모두 부상을 달고 프로에 들어왔다. 최종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부상이라는 변수 요소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조동현 감독 선임 이후 합류한 신인 최창진과 박지훈 모두 데뷔 첫 시즌 10분 안팎의 출전시간을 받는데 그쳤다.

그리고 조 감독은, 드래프트의 행운이, 팀 전체에 좋은 자극제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그동안 뛰었던 선수들이 불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면서도 “소통을 해서 불안감이 사라지게끔 할 것이다. 그리고 좋은 선수들이 새롭게 팀에 합류하는 만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절실함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도 넌지시 드러냈다.

개막 4연패의 수렁에 빠진 부산 kt에게 드래프트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위-조동현 감독, 가운데-양홍석.KBL 제공, 아래-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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