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패배' KIA, AGAIN 1989 가능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0.26 06: 07

단기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역대 한국시리즈(K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이 무승부였던 지난 1982년 KS를 제외한 역대 33번의 KS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것은 25차례로 확률 75.8%에 달한다. '1차전을 잡는 팀이 우승한다'는 역사를 가장 많이 만든 팀이 바로 KIA였다. 
전신 해태 시절 포함 10번의 KS에서 타이거즈는 9번이나 1차전을 승리했다. 1차전 승리로 기선제압하며 시리즈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4승이 3번, 4승1패가 3번, 4승2패가 3번으로 해태 시절은 4승3패까지 간 적이 없었다. 1차전 승리로 쭉 기세를 탔다. 

그런 해태가 유일하게 1차전을 잡지 못한 KS가 지난 1989년이다. 당시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해태는 태평양을 3연승으로 간단하게 제압한 뒤 KS에서 정규시즌 1위팀 빙그레를 만났다. 당시 정규시즌 승차는 해태가 빙그레에 5.5경기 뒤져있었다. 
그해 10월26일 대전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해태는 빙그레에 0-4 완봉패를 당했다. 에이스 선동렬을 내세우고도 패한 경기라 충격이 컸다. 빙그레는 1회 시작부터 1번타자 이강돈이 선동렬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이상군-송진우-한희민이 팀 완봉을 합작했다. 
1차전 승리로 빙그레가 해태 공포증을 극복하는 듯했으나 2차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태는 2차전 3회초 1사 만루에서 백인호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를 빙그레 유격수 장종훈이 '알까기' 실책을 범하며 6-4로 역전승했다. 광주 홈으로 돌아와 3~4차전을 모두 잡은 해태는 5차전 잠실에서 선동렬의 구원승에 힘입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차전 패배 후 4연승, 역전 우승이었다. 
지금 KIA에 1989년처럼 4연승을 바라긴 어렵지만 이제 1차전을 패했을 뿐이다. KS는 7전4선승제 '장기전 같은 단기전'이다. 최근 KS 추세를 보면 1차전 승리가 꼭 우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KS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은 5차례로 절반의 확률이다. 
특히 두산이 2007·2008·2013년 무려 3차례나 KS 1차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이제 1차전을 치렀을 뿐, KIA에도 충분히 반격 기회가 남아있다. /waw@osen.co.kr
[사진] 1989년 해태 우승 후 모습(아래).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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