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4회 34구→5회 4실점' 헥터, 두산에 또 당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5 22: 09

천적은 천적이었다. 헥터 노에시(30·KIA)가 이번에도 두산 타선을 넘지 못했다.
KIA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3-5로 패했다. 4회 2사 만루서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이 이날 경기 결승점.
선발투수 헥터의 부진이 뼈아팠다. 헥터는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고개를 떨궜다. 1회부터 3회까지, 그리고 6회에는 완벽했다. 하지만 4회와 5회 두산에 완전히 휘둘렸다.

헥터의 정규시즌은 화려했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등판해 201⅔이닝을 던지며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팀 동료 양현종과 나란히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으며, 리그 유일 200이닝 돌파로 이 부문 1위도 석권했다. 올해 KBO리그에 자신의 족적을 선명히 남긴 헥터다.
하지만 유독 두산만 만나면 고전했다. 헥터는 지난해 두산을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올해가 첫 맞대결. 헥터는 두산전 5경기서 31이닝을 던지며 3승1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좋지 못했다. 피안타율은 3할1푼5리로 높았다.
그럼에도 헥터를 1차전에 내세울 수밖에 없던 KIA다. 김기태 KIA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를 두고 헥터와 양현종 사이 고민했다. 양현종도 두산 상대로 2경기서 11⅔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6.17로 좋지 못했다. 결국 믿을 건 헥터였다.
하지만 그 헥터의 흐름이 좋지 않았다. 사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헥터는 지난 3일 kt와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등판, 7이닝을 소화했다. 21일의 휴식 뒤 마운드에 오른 것. 그 사이 비축한 체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호조는 오래가지 않았다. 헥터는 4회 갑작스레 흔들렸다. 1사 후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8구 모두 속구를 택했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오재일 타석에서는 김민식이 마운드에 올랐고, 볼넷 허용 뒤에는 이대진 투수코치까지 찾아왔다.
헥터는 평정을 찾을 기회는 있었다. 헥터는 후속 양의지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다. 최상은 병살. 차선은 2사를 만드는 것. 하지만 안치홍의 실책으로 1사 만루가 됐다. 박세혁은 12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나며 헥터를 괴롭혔다. 결국 후속 오재원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4회 급격히 늘어난 투구수는 5회 큰 화를 불렀다. 선두 민병헌의 내야안타와 류지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로 리드를 벌렸다. 이어 김재환과 오재일이 백투백 아치를 그렸다. 앞선 이닝 백투백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나란히 헥터를 괴롭혔다. 스코어는 5-0까지 벌어졌다.
KIA는 5회 로저 버나디나의 3점포로 2점 차 추격했다. 헥터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히 이닝 종료. 이날 등판을 마쳤다.
천적을 못 넘게 만든 날갯짓. 헥터와 KIA로서는 4회 늘어난 투구수로 인한 나비효과가 뼈아팠다. /ing@osen.co.kr
[사진] 광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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