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실전감각 제로' KIA, 21일 휴식은 독이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5 22: 10

3주간의 휴식은 체력을 채운 대신 감각을 앗아갔다. 그 간극은 감각 쪽이 더 컸다. KIA가 뚝 떨어진 실전 감각으로 1차전을 내줬다.
KIA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3-5로 패했다. 4회 1사 만루서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이때 내준 1점이 이날 경기 결승점.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가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점이 뼈아팠다. 타선도 5안타 3볼넷을 골랐지만 로저 버나디나의 3점포 때를 제외하면 아무도 홈을 못 밟았다.

투타 모두 감각에 문제를 드러냈다. 헥터는 3회까지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3회까지 단 37구로 물오른 두산 타선을 막았던 헥터다. 그러나 4회 1사 후 문제가 생겼다. 상대 중심 타선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이어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한 것. 내리 8구가 볼이었던 것이다. 헥터는 8구 내내 속구를 던졌지만 탄착군 형성이 전혀 되지 않았다. 오재일 타석 도중 포수 김민식이 마운드에 방문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갑작스런 제구 난조였다.
야수들의 경기 감각도 헥터를 돕지 못했다. 김재환과 오재일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2루, 헥터는 양의지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타구가 느렸지만 선행주자 오재일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타자 주자가 양의지였음을 생각하면 병살타도 노려봄직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했던 안치홍이 볼을 더듬었다. 주자 모두 세이프.
헥터는 여기서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12구까지 집요하게 버틴 박세혁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오재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헥터의 4회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4회 투구수만 34개로 많았다.
헥터는 결국 5회 무너졌다. 내야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루,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로 리드를 벌렸다. 여기서 김재환과 오재일의 백투백 홈런이 터져나왔다. 앞선 이닝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또 한 번 나란히 헥터를 괴롭혔다.
0-5로 뒤진 5회, 버나디나의 '한 방'이 터져나왔다.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2루, 버나디나는 우월 3점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B에서 2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넘겼다. 순식간에 두 점 차로 좁히는 귀중한 아치였다.
하지만 KIA는 완전히 쫓아가지 못했다.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6회에도 1사 후 안치홍이 좌전 안타로 살아나갔으나 이범호와 김민식이 거푸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아쉬움이 짙어졌다. 7회 1사 후 이명기의 3루 강습타구를 허경민이 더듬으며 실책. KIA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김주찬의 2루 뜬공, 버나디나의 삼진으로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8회에도 선두 최형우가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고 나지완이 볼넷으로 기회를 이었다. 그러나 안치홍의 병살타와 이범호의 삼진으로 뒤집기에 실패했다.
21일의 휴식은 KIA에 독이었다. 이제 빠른 감각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ing@osen.co.kr
[사진] 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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