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부터 원정팀의 불리함을 겪었다.
KS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는 100명이 넘는 일반팬들도 참석했다. 광주였기에 KIA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KIA 팬들은 KIA의 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김선빈에게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평소 자신감 넘치는 직설적인 말투, 때로는 시니컬한 말투의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디어데이 시작부터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늘 KIA 미디어데이 같은데. 두산 팬들 손 들어 봐요. 없어. 이게 무슨 미디어데이야, 너무 편파적인데"라고 말했다.
KIA 분위기인 미디어데이를 농담 섞인 불만의 목소리로 바꿔 보려는 듯 했으나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어색한 미디어데이 분위기는 유희관(두산), 양현종(KIA)이 위트 있는 멘트로 살렸다. 유희관은 "단군매치라고 하는데, 그 말 자체가 곰이 호랑이를 이긴 것 아닌가", "마늘과 쑥을 먹었던 곰의 인내와 끈기로 호랑이를 잡도록 하겠다", "내년에는 정규시즌 우승을 해 잠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겠다" 등 입담을 자랑했다.
양현종은 "지금 우주의 기운이 우리에게 향해 있다", "(잠실구장도 KIA팬이 많다는 의미) 홈 7연전을 치른다고 생각한다" 등 멘트로 KIA팬의 환호성을 유도했다.
적절한 신경전을 주고받은 미디어데이는 끝났다. 이제 진짜 경기다. 두산이 적지에서 열리는 1~2차전에서 1승1패만 해도 목표달성일 것이다.
KIA의 20승 듀오 헥터-양현종이 1~2차전 선발로 나선다. 두산은 니퍼트-장원준을 1~2선발로 맞불을 놓는다. 3할 타자들이 즐비한 KIA 타선, 플레이오프에서 달아오른 타격감을 자랑한 두산 타선. 팽팽한 빅매치가 예상된다.
플레이오프에서 실점이 많았던 니퍼트와 장원준이 안정된 피칭을 보이고,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50득점(경기당 12.5점) 12홈런, 타율 3할5푼5리로 폭발했던 타자들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두산은 원정 1~2차전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KIA 선수들이 오랜 휴식으로 실전 감각을 빨리 되찾지 못한다면.
미디어데이에서 '편파적인 분위기'를 경험한 김태형 감독이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 가득찰 KIA 팬들을 침묵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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