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최연소 홈런' 안치홍 패기, 8년 세월에도 그대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5 06: 09

단 한 번의 스윙으로 KBO리그를 놀라게 만든 2009년 만19세의 안치홍. 8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처지도, 태도도 달라졌다. 하지만 그 패기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정규시즌 1위 KIA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플레이오프 승리팀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10월 3일 최종전 이후 22일만의 실전.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감각을 한껏 끌어올린 두산은 분명 벅찬 상대다.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앞세워 기선제압하겠다는 각오다.
2009년 이후 8년만의 우승 도전이다. 당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섰던 KIA 엔트리 26명 중 올해도 뛰는 건 단 세 명뿐이다. 양현종과 나지완, 그리고 안치홍이다.

양현종은 2009년 한국시리즈 3경기서 7⅓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4에 그쳤다. '대투수'로 성장한 지금과 딴판. 하지만 나지완과 안치홍은 큰 임팩트를 남겼다. 한국시리즈 7차전 9회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나지완의 존재감이야 당연했다. 그러나 그 홈런은 만19세의 고졸신인 안치홍의 '한 방'이 주춧돌을 놓은 결과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KIA는 6회까지 3-5로 SK에 끌려갔다. 이 분위기를 바꾼 이가 바로 안치홍이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안치홍은 SK 세 번째 투수 카도쿠라 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데뷔 첫해부터 14홈런을 때려냈고, 최연소 '미스터 올스타'에 오른 안치홍다운 한 방이었다. KIA는 7회 여세를 몰아 동점을 만들었고, 9회 나지완의 솔로포로 열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7년간 한국시리즈를 밟지 못한 KIA. 고졸 신인 안치홍은 어느덧 중고참이 됐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DNA가 남아있는 셋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당시의 기억은 안치홍에게도 선명했다. 그는 "주위에서 2009년 한국시리즈 이야기를 많이 한다. 너무 회자되니까 그때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안치홍은 "그때는 즐겁게, 뭣모르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영상을 찾아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의 나다. 자신감이나 패기는 줄지 않았다. 경기에 들어가서 집중한다면 달라질 건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주위의 이야기에도 안치홍은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아직까지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경기가 시작하면 당연히 부담과 긴장이 찾아올 것이다. 당연한 거다. 정규시즌이라고 긴장이 안 되겠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한 그는 "즐기면서 편하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라고 강조했다.
안치홍이 느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의 가장 큰 차이는 '사소함'이다. "단기전에서는 사소한 것들이 크게 작용한다. 실책이나 주루사가 빅 이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안타나 볼넷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사소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한다". 안치홍의 이야기다.
어느 때고 적중하기 어려운 예측이지만 포스트시즌에는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두산의 우위를 점친다. 경험과 여유에서 두산이 KIA를 압도할 것이라는 이유. 안치홍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두산은 물론 강팀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길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리가 준비한 것만 잘 내보인다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미소지었다.
만19세의 까까머리 소년은 어느덧 중고참이 됐다. 데뷔 첫 20홈런을 때려내며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한 안치홍. 위상은 달라졌지만 덤비겠다는 패기는 여전했다. KIA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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