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절박' KIA와 '여유' 두산의 상반된 태도, 누가 웃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25 06: 10

절박함과 여유의 싸움. 같은 경기를 치르는 팀이라기에 태도가 완전히 반대다. 어느 쪽이 마지막에 미소지을지 관심가는 이유다.
정규시즌 1위 KIA와 플레이오프 승자 두산은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길었던 대장정의 마지막 페이지. KIA는 헥터 노에시,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로 기선제압에 나선다.
양 팀은 운명의 1차전 하루 전인 24일 전남대학교에서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김기태 KIA 감독은 김선빈과 양현종,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과 오재일을 대동했다.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각오는 판박이. 하지만 접근하는 방식이 딴판이었다. KIA가 절박함으로 무장한 반면, 두산은 여유넘치는 태도로 맞섰다.

절실함을 강조한 건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두산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던 팀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여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염려했다. 걱정은 거기까지였다. 양현종은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만큼 우승에 대한 열의는 더욱 크다"라고 덤덤이 말했다. 물론 "감독님이 '우주의 기운'을 우리에게 나눠준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는 말로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는 '미디어데이용 발언'에 불과했다.
김선빈도 흐름에 보탰다. 그는 "나도 나지만 형들의 간절함이 정말 큰 것 같다. 특히 (이)범호 형과 (김)주찬이 형이 그렇다.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 자체가 달라보였다"라고 전했다.
선수단의 각오는 양현종의 세리머니 공약에서도 나타났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우승한다면 그 시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막상 한국시리즈를 앞둔 시점에서 달라졌다. 그는 "지금 세리머니 이야기하는 건 김칫국 마시는 것이다. 우승 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두산의 태도와 딴판이었다. '미디어데이 예언가'를 자처한 유희관은 "아직 특별히 생각한 세리머니는 없다. 하지만 '단군 매치'라고 불리는 만큼, 마운드에서 쑥과 마늘을 먹을 생각도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경험이 더 많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IA 선수들도 두산의 여유를 인정했다. 최형우는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건 풀어갈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게 두산의 저력이다. 우리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라고 전망했다. '안방마님' 김민식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거듭 되새겼다.
경험에서 나오는 두산의 여유는 사령탑들도 모두 동의했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가 KIA보다 앞서는 건 아무래도 경험이다.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치른 게 많은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기태 감독도 "3년째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두산과 맞붙는 자체가 영광이다"라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KIA는 정규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KIA는 4월 12일 잠실 두산전 승리로 롯데, kt와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4월 14일 광주 넥센전까지 쓸어담으며 단독 선두. 이때부터 줄곧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중반과 막판, NC와 두산에 차례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이들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그렇기에 매번 쫓기는 입장이었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한 경기 결과에 따라 2위로 내려앉을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추격자' 두산은 '2위만 해도 뒤집을 수 있다'는 각오로 이때부터 여유있었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플레이 하나가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나비효과로 돌아온다. 때문에 과한 긴장도, 지나친 여유도 모두 독이 될 수 있다. 어느 팀이 평정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일 이유다.
목표는 같지만 접근법이 다른 양 팀. 여유와 절박함의 싸움이 펼쳐진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