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대신 처음부터... 박승희의 도전이 빛나는 이유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0.25 05: 59

세계 정상을 포기하고 새로운 영역에 나선 박승희(25, 스포츠토토). 그녀의 도전이 빛난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이 2017-2018 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 공개 이후 공식 인터뷰에 응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은 인터뷰서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당시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전혀 상상도 못했다. 너무 기쁘다”라고 하며 “이전 (쇼트트랙에서는) 수성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다른 사례와 달리 박승희가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 출신이기 때문.
박승희는 2014 소치 대회에서 쇼트트랙서 2관왕(1000m와 3000m)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올림픽 이후 10월 스피드 스케이팅 전향 의사를 밝히자 세간에 관심을 모았다. 이후 꾸준하게 국내외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에 출전한 박승희는 최근 국가대 선발전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쇼트트랙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태극마크를 단 박승희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아예 다른 종목이다. 쇼트트랙은 작전과 팀플레이를 통해 메달을 딸 수 있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개인 역량에 좌우되는 종목이다”고 두 종목의 차이를 설명했다.
박승희는 다음 달부터 열리는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해 최대한 포인트를 쌓아서 출전권이 주어지는 20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박승희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서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한국 선수 최초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에서 출전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박승희는 “사실 종목을 바꿀 당시 올림픽 참가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은 경기 도중 자신과 싸움을 해야 해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올림픽에 나갈 기회가 생겨서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정상에서 내려와 새로운 분야를 택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다. 수성 대신 도전을 선택한 것만으로 박승희는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이미 새로운 분야서 성과를 낸 박승희지만 현실의 벽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전향 이후 4년째지만 쇼트트랙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다른 선수들만큼 기술적인 면을 빠르게 습득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도전이다”고 설명했다.
박승희는 “많은 분들이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시는 것 같다. 저에게는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가 목표다. 그래서 그 과정이 재밌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금메달보다는 도전. 평창을 향하는 박승희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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