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낙마 딛고 스물한 살의 꿈을 이룬 '신궁' 임동현과 강채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0.25 06: 00

양궁 대표팀의 임동현(31, 청주시청)과 강채영(21, 경희대)이 손을 맞잡고 스물한 살의 꿈을 이뤘다.
세계 최강 양궁 대표팀이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한국 양궁은 지난 23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서 끝난 현대 세계선수권대회서 총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8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남녀 리커브의 임동현과 강채영은 나란히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임동현과 강채영은 혼성팀전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임동현은 개인전 우승을 더했고, 강채영은 단체전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스물한 살의 꿈이 이뤄졌다. 2007년 만 21세의 나이에 세계선수권 2관왕을 차지했던 임동현은 꼭 10년 만에 영광을 재현했다. 강채영은 '대선배' 임동현이 그랬던 것처럼 만 21세에 만개했다.
임동현은 "10년 만에 세계대회서 우승해 양궁 생활을 하면서 뜻깊은 대회였다"면서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기분이 좋지만 단체전 금메달을 못 따 너무 아쉽고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단체전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말했다.
임동현은 남자 양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기점으로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까지 3회 연속 꿈의 무대를 밟아 단체전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암도 있었다. 2014년을 기점으로 메이저 대회에 나가지 못한 임동현은 지난해 리우행까지 좌절됐다.
전화위복이었다. 임동현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가 지난해 낙마하며 쓴맛을 봤다. 지금껏 국가대표를 해왔지만 2014년 이후 메이저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난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슬럼프가 없어 남들은 아니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슬럼프를 겪었다"며 "배운 것도 많았고 심리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올림픽 탈랏의 쓴맛을 보고 초심으로 돌아갔기에 좋은 성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양궁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임동현이지만 아직 올림픽 개인전 정상에 서지는 못했다. "어떤 선수들에겐 평생 한 번의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 게 올림픽인데 난 3번의 기회가 왔었다. 세 번 모두 실패하면서 '하늘이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생각도 했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2020 도쿄올림픽까지 2~3년이 남았는데 마음 편하게 먹고 지금처럼 준비하겠다. 대표 선발전 통과가 목표다. 차근차근 준비하면 또 다시 기회가 올 것이다."
강채영은 2년 전의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냈다. 2015년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서 동메달을 딴 그는 이번 대회서 단체전을 포함해 금메달만 2개를 목에 걸었다. 강채영은 "2년 만에 대표팀에 들어왔는데 지난해보다 향상된 기량으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호성적을 거둬 행복하다. 단체전 금메달을 엄청 따고 싶었는데 2년 전과 메달 색깔이 달라 기분도 완전 달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채영은 지난해 올림픽 출전 낙마의 아픔을 겪었다. 여자 양궁의 샛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상처였다. 그러나 강채영은 아픔을 딛고 한 뼘 더 성장했다. "지난해 올림픽 선발전에 탈락한 뒤 많이 힘들었지만 기량이 발전되는 계기가 됐다. 국내 대회를 치르면서 활 쏘는 게 두려웠지만 경기를 하면서 코치님들과 얘기도 해보고 스스로도 극복하기 위해 생각을 비우려고 노력했다." 
강채영은 최미선(광주여대)과 함께 향후 여자 양궁을 책임질 재능으로 꼽힌다. 장밋빛 미래만큼이나 꿈도 원대하다. 그의 눈은 벌써부터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면 3관왕의 큰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겠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아시안게임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게 나의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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