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연패 하신다고?” 시작된 한국시리즈 신경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24 15: 47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단군매치’를 앞두고 은근한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정규시즌 1위 KIA,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올라온 두산은 25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 일정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두 팀 감독 및 대표 선수들은 24일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 가운데 재치 있는 입담 대결도 미소를 짓게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행사 초반 “KIA의 미디어데이인 것 같다. 편파적이다”고 농담을 던졌다. 아무래도 미디어데이가 열린 장소가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열리는 광주였기 때문에 팬들의 수에서는 불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두산 팬 여러분들께서는 방송을 보고 계실 거라 믿는다. 3연패를 위해 좋은 경기,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평소와 같이 전체적으로는 말을 아낀 김기태 KIA 감독은 이에 대해 “1년간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 팬 여러분, 선수들과 프런트-스태프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운을 떼면서도 “김태형 감독님이 3연패를 하신다는데 한 팀이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 막아보겠다”고 말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투수 대표로 미디어데이에 나선 양현종(KIA)과 유희관(두산)도 우승 장소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양현종은 “기사를 보니 광주에서 우승 헹가래를 한 지가 30년이 됐다고 하더라. 광주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유희관은 “30년이 아니라 31년이 걸릴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뒤 “세리머니를 하라면 기억에 남을 만한 세리머니를 하겠다. 마운드에서 쑥이랑 마늘을 먹어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강한 믿음도 불꽃이 튀었다. 대표적인 전국구 인기팀인 KIA 소속인 양현종은 “홈 7연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그러자 유희관은 “홈 7연전은 절대 될 수 없다. 두산 팬분들도 광주에 많이 내려오실 거라 생각한다. KIA나 우리나 인기 팀이다. 한국시리즈는 재밌는 명승부가 될 것”이라고 현명하게 받아넘겼다.
전체적으로 두산은 경험에 따른 여유를 장점으로 뽑았다. 김태형 감독은 “KIA보다는 경험이 있다. 한국시리즈를 두 번 해봤다는 경험이 많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희관도 “(단군신화 자체가) 곰이 호랑이를 이긴 이야기다. 마늘과 쑥을 먹었던 인내와 끈기로 호랑이 잡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2009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IA는 절박함을 손에 꼽았다. 김선빈은 “올라오는 두산 투수들을 다 이겨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한편 양현종은 “우주의 기운이 있다. 감독님께서 우주의 기운을 너무 많이 가지고 계신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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