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8년 기다린 '기적의 듀오', 두 번째도 포효할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0.23 09: 53

KIA 기적의 듀오가 두 번째 반지 사냥에 나선다. 
KIA 지명타자 나지완과 내야수 안치홍은 누구보다도 이번 한국시리즈를 기다렸다. 두 선수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다. 각각 대졸 2년차와 고졸 신인으로 SK와의 7차전에서 넘어가는 경기를 역전시키며 한국시리즈컵을 안겨주었다. 8년이 지나 베테랑이자 팀의 주축 타자로 두 번째 반지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 
지난 2009년 KIA는 한국시리즈에 선착했다. 시즌 막판 전승으로 추격해온 SK를 힘겹게 따돌리고 직행티켓을 거머쥐었다. 조범현 감독과 김성근 감독의 사제 대결이기도 했다. SK는 절대 전력이었던 포수 박경완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탄탄한 경기력을 갖춰 KIA의 우승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시리즈는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KIA가 광주 1~2차전을 먼저 잡아 쉽게 우승하는듯했다. 그러나 SK가 문학 3~4차전을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잠실 5차전에서는 로페즈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KIA가 승리를 거두었다. SK도 6차전을 잡아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갔다. 
운명의 7차전. SK가 주도권을 잡았고 중반까지 승기를 잡는듯했다. 4회 박정권의 투런포가 터졌고 5회에서도 박정권의 내야땅볼로 한 점을 보탰다. KIA는 5회말 안치홍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추격전에 나섰다. 그러자 6회초 SK가 다시 2점을 뽑아 5-1로 달아났다. SK의 불펜을 감안하면 쉽게 뒤집기 힘든 분위기였다.   
이때부터 안치홍과 나지완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고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6회말 나지완이 중월 투런홈런을 터트려 3-5까지 추격했다. 이어 7회말에는 안치홍이 중월 솔로아치를 그려 한 점차로 따라붙었다. 한국시리즈 최연소(19년 3개월 22일)  홈런이었다. KIA는 기세를 이어 김원섭의 우익수 앞 2루타를 앞세워 기어코 동점에 성공했다. 
흐름을 되돌린 KIA는 9회초 1차전과 5차전 승리투수 로페즈를 마운드에 올려 SK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리고 9회말 나지완이 1사후 볼카운트 2-2에서 SK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좌중월 끝내기 솔로포를 날렸다. KBO리그 출범 이후 사상 첫 한국시리즈 7차전 역전 끝내기 우승 홈런이었다. 
7차전 역전 과정에서 안치홍은 1홈런 2타점, 나지완은 2홈런 3타점을 올렸다. 두 젊은 타자들의 활약으로 KIA는 통산 10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시리즈의 감동을 기억하는 KIA팬들이 많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역사에 남는 역전 우승이었다. 
나지완과 안치홍은 이후 KIA의 주축타자로 성장했다. 나지완은 10년째 활약하며 통산 2할8푼2리, 172홈런, 668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 3할 1리, 27홈런, 94타점, 85득점을 올렸다. 데뷔 최다 홈런이었다. 안치홍도 3할 타자로 성장했고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타율 3할1푼6리, 21홈런, 93타점, 95득점의 우등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 막판 힘겨웠던 정규리그 우승 과정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빛났다. 안치홍은 10월 2일 kt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4타점을 올렸고 3일 최종전(kt)도 1타점을 수확했다. 나지완도 2일 경기에서 1타점을 올리더니 3일 최종전에서는 투런포를 가동했다. 팀의 벼랑끝 위기에서 결정적인 타격으로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각각 5번과 6번타자로 1~4번이 만들어준 찬스를 해결하는 임무가 다시 주어졌다. KIA는 주전 라인업 가운데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두 선수와 삼성 왕조를 이끈 최형우, 한화 시절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이범호 정도이다. 그래서 더욱 2009년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8년 만에 다시 오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또 다시 포효할 것인지 새삼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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