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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WS’ 커쇼 가을 부진, 랜디 존슨처럼 잊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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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랜디 존슨(54)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만한 전설적인 투수다. MLB 통산 618경기에서 303승을 기록했다. 사이영상만 5번을 받았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이런 존슨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팬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존슨은 애리조나 소속이었던 2001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바로 존슨이었다. 존슨은 2001년 당시 포스트시즌 총 6경기(선발 5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1.52의 역투를 펼쳤다. 41⅓이닝을 던졌고 두 차례의 완봉승이 포함되어 있었다. 피안타율은 1할7푼1리에 불과했다.

때문에 적잖은 사람들은 대개 존슨이 가을에도 강한 투수였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정작 존슨의 전체적인 포스트시즌 성적은 좋지 않다. 통산 19경기(선발 16경기)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3.50이다. 1995년 포스트시즌에 데뷔한 존슨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간 포스트시즌에서 1승도 없었다. 그 사이에는 7연패도 있었고 그 기간 평균자책점은 4.26에 이르렀다. 2002년 이후 4번의 선발 등판에서도 역시 승리가 없었다. 경기 내용도 저조했다.

많은 현지 언론들은 클레이튼 커쇼(29·LA 다저스)에 주목한다. 커쇼 또한 그간의 실적에 비해 포스트시즌 성적이 저조했던 대표적인 선수다. 커쇼는 올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통산 포스트시즌 21경기(선발 17경기)에 나갔으나 6승7패 평균자책점 4.40이라는 평범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매해 중요한 경기에서 한 번씩은 무너져 “가을에 약한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그런 커쇼가 존슨처럼 자신의 이미지를 한 방에 바꿀 기회를 잡았다. 바로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커쇼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애리조나와 시카고 컵스를 차례로 완파하고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1988년 이후 첫 진출이다. 커쇼는 일찌감치 1차전 선발로 예고됐다. 1·5차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고, 시리즈가 끝까지 흐른다면 7차전 불펜 가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존슨의 전성기는 대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로 본다. 존슨은 그 기간 정규시즌 성적에 비 포스트시즌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 그것도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였다. 당시 존슨은 월드시리즈 3경기에서 3전 전승, 평균자책점 1.04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투혼이 더해지며 감동 스토리까지 생겼다.

커쇼도 올해 압도적인 투구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다면 그간의 오명을 한 번 날릴 수 있다. LA 다저스라는 인기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는 인상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지워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마치 2001년 이후 거짓말처럼 다시 가을서 부진했던 존슨처럼 말이다.

반등 조짐은 보인다. 커쇼는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다소 부진(6⅓이닝 4실점)하기는 했으나 컵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5이닝 2실점)과 5차전(6이닝 1실점)에서는 좋은 투구 내용이었다. 갈수록 내용이 좋아진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휴스턴이 올라오든, 뉴욕 양키스가 올라오든 상대 타선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휴스턴과 양키스 모두 원정에서는 다소간 침체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매번 ‘3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소화했던 커쇼는 올해 그런 게 없다. 매번 4일 이상의 정상적인 휴식을 취하고 나선다. 커쇼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반대로 올해까지 부진하다면 평생 꼬리표를 달고 다닐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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