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탈락’ NC, 미완결로 막 내린 가을이야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21 17: 53

NC 다이노스의 4번째 가을이야기는 결국 미완결로 막을 내렸다.
NC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14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시리즈 전적 1승3패에 그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NC는 올해 4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KIA 타이거즈와 선두 경쟁을 펼칠 만큼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김경문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휘한 시즌이었다. 잡아야 하는 경기, 그리고 뒤지고 있더라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경기들은 승부수를 띄워 승리를 쟁취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이탈 등으로 미완의 선발진으로 시즌을 치러야 했지만 원종현, 김진성, 이민호, 임창민의 필승 불펜진이 경기를 지탱하면서 접전의 승부들을 이겨냈다.

그러나 9월 들어서 탄탄한 전력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났고, 불펜을 비롯한 투수진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결국 선두 경쟁을 펼치던 팀의 성적은 하락했고, 시즌 막바지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치열한 3위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4위를 떨어졌다.
시즌 막판의 경기력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도 우려를 낳은 대목이었다. NC와 분위기가 정 반대였던 5위 SK 와이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걱정이 컸다. 4위 NC에게 엄청난 어드벤티지가 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지만, SK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았고, 그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앞선 3년의 아픔과 좌절의 경험을 밑천 삼아 분위기의 열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더 이상 어리숙했던 아기 공룡의 모습은 없었다.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5로 대승을 거두면서 손쉽게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던 롯데와 마주했다.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경남 라이벌’ 롯데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치열한 시리즈를 치렀고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결국 3승2패의 전적으로 플레이오프 자리까지 올랐다.
NC는 다시 한 번 두산을 만났다. 지난 2년 간 가을야구의 문턱마다 두산 앞에서 좌절했던 NC였다. ‘삼세번의 기회’를 받은 NC였다. 준플레이오프 승리의 기세를 그대로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가져오는 데는 성공했다. 1차전 13-5 대승을 거두며 기선제압했다.
하지만 시리즈를 치를수록 올해 NC의 가을야구, 그리고 정규시즌을 지탱했던 불펜진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불펜의 힘은 빠지기 시작했고, 두산의 불붙은 방망이를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1차전 대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내리 3연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다. 장장 10경기를 치렀던 NC의 가을이야기는 이렇게 아무런 결말을 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NC에 올해는 사실 대권 도전의 시즌은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은 일찌감치 ‘리빌딩 시즌’임을 천명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점진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단지 젊은 선수들이 차근차근 성장했고, 새롭게 기회를 받은 미완의 대기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당초 기대보다 더 큰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투수진에서는 좌우 원투펀치의 발굴이 수확이었다. 구창모와 장현식이 선발진에 자리 잡으면서 올해보다는 내년을 더 기대케 했다. 또한 불펜진에서는 이민호가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가장 믿음직한 우완 불펜으로 거듭났다. 타선에서는 그동안 이호준, 이종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타자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모창민과 권희동은 팀을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날 가능성을 발견한 시즌이었다. 창단 이후 베테랑으로 중심을 굳건히 잡아준 이호준 은퇴 이후의 ‘포스트 이호준’ 시대에 대한 걱정을 없앤 것도 올 시즌 성과 중 하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노진혁과 김성욱, 김준완, 정수민 등이 다음 시즌을 위한 기회를 받는 등 리빌딩을 위한 포석을 놓치지 않았다.
물론 올 시즌을 치르면서 과제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이 부상으로 번갈아 가며 팀을 이탈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불펜 야구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장현식, 구창모가 성장했다고는 하나 붙박이 토종 선발투수는 아니었다. 풀타임 토종 선발의 성장이 절실하다. 또한 올 시즌 후 주전 포수 김태군의 군 복무가 확정된 상황. 하지만 여전히 김태군의 존재감에 버금가는 포수를 발굴하지 못한 것이 향후 NC의 발목을 잡을 우려도 생긴다.
비록 NC의 4번째 가을이야기는 미완결로 끝이 났다. 같은 상대에 3년 연속 무릎을 꿇은 것이 뼈아팠다. 그러나 올 시즌보다는 내년, 내후년의 NC의 이야기는 달라질 것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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