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이재원 의기투합, 日서 만들 2018년 희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21 07: 43

SK는 오는 27일부터 마무리캠프를 시작한다. 일본 가고시마에 캠프를 꾸린다. 물론 캠프 성격상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제외됐다. 그런데 참가선수 명단에 의외의 이름이 눈에 띈다. 포수 이재원(29)이다.
이재원은 SK의 주전포수로 한 시즌을 시작했다. 부침이 있었지만 114경기를 뛰었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다른 주축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훈련보다는 휴식이 필요한 선수다. 가고시마 캠프의 훈련량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렇다. 하지만 이재원이 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일찌감치 캠프에 참가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재원은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이재원은 올 시즌 SK에서 가장 부진했던 선수 중 하나다. 114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9홈런, 42타점에 그쳤다. 다른 포수의 성적이라면 모를까, 이재원이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비하면 못 미쳤다. 그만큼 비난도 많았고 선수나 동료들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일이다.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절박한 각오는 가고시마 캠프 자청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 코치도 흐뭇하다. 박 코치는 “항상 마무리캠프에 두 명을 데려갔는데, 올해는 이재원이 추가돼 세 명이다. 바쁠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흔쾌히 간다고 하더라”고 제자의 의지를 반겼다. 박 코치는 “억지로 끌고 갈 선수는 아니다. 영상도 많이 준비를 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부터 충분히 논의를 하고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이재원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박 코치는 이재원을 입단 당시부터 봤다. 당시는 선배, 지금은 코치로 인연을 이어간다. 이재원의 장점과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올해는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 박 코치의 생각이다. 박 코치는 “전체적으로 급했다”고 이재원의 한 시즌을 총평했다. 큰 부담감이 알게 모르게 이재원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 이재원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한 억울함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것이 포수의 숙명”이라고 말한다.
박 코치는 “아무래도 공격형 포수 아닌가. 타격이 안 좋다보니 그것이 수비까지 연결된 것 같다”라면서도 “올 시즌 저조했던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재원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만큼 이재원에 대한 기대치가 큰 박 코치다. 박 코치는 “이제는 이재원이 팀의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 포지션이 포수라서 그렇기도 하고, 선수단 위치도 그렇다. 장기적으로 선수단을 이끌 선수고 내년에는 확고한 주전이 되어야 한다”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더 세심하게 다룰 예정이다.
박 코치는 나머지 두 명의 신진 포수는 예년처럼 강훈련으로 조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재원은 프로그램을 아예 별도로 짰다. 수비 훈련도 하겠지만 타격 훈련 시간도 충분히 준다. 박 코치는 “주전 포수라 타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코치는 “이현석이 군에 있고, 이홍구도 군 입대 예정이다. 이성우는 나이가 있고 이재원도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제3의 포수를 키워야 한다”며 바쁜 캠프를 예고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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