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자살당했다"..故 김광석, 죽음 2달 전 사건의 재구성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10.20 10: 25

"그렇게 힘들게 노래하는 건 처음"
사망 2달 전, 분명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하나 같이 "너무 힘들어하더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모든 증거는 타살이 아닌 자살을 가리키고 있다. 고 김광석은 자살 당한 걸까?
19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고 김광석의 죽음 미스터리가 다시 한번 조명됐다. 1995년 11월, 갑작스럽게 미국 이민을 준비했다가 뉴욕에서 겪은 아내 서해순 씨와 갈등, 2달 뒤 뜻밖의 죽음까지 재구성됐다. 

1995년 11월, 김광석은 당시 매니저를 불러 음악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이민가겠다고 했다. 2달 동안 집을 알아보겠다고 했던 그는 아내와 함께 뉴욕에 갔지만 10일 만에 좌절하고 말았다. 서해순 씨가 연락두절이 된 것. 
그때 쓴 일기에서 김광석은 "아내가 2일 밤이나 외박하고 첫 날은 공연 전 날인데 소식도 없이 나를 애태우게 했다. 경찰서에서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아내가 낯선 남자들과 이틀 밤이나 술 마신 것에 대해 나에게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미국에서 딸 서연 양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꿈꿨던 김광석은 크게 상처받았다고. 뉴욕에서 머물며 한 무대에 섰는데 이 때 영상을 본 지인들은 "이렇게 힘들게 노래하는 건 처음 본다"며 안타까워했다. 
일기에서도 아픔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김광석은 아내와 갈등에 관해 "처음엔 화가 나고 참기 어려웠다. 한편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잘못이라곤 하지만 너무 힘들다"라고 표현했다. 반면 서해순 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다 같이 놀았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결국 김광석은 1달 만에 귀국했다. 그리고는 다시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다만 평소와 달리 머리카락을 직접 빡빡 밀었고 무대에서도 무겁게 노래했다. 하회탈 웃음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는데 어쩐지 귀국 후부터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자살 징후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사망 전날인 1996년 1월 5일, 김광석은 박학기와 함께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 노래했다. 당시 제작진은 김광석이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고 그 날을 떠올렸다. 
오후 8시쯤 녹화가 끝나 김광석은 '절친' 백창우를 만났고 팬클럽 회장에게 앞으로 활동 계획을 전화로 알리며 다음 날 오전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백창우와 팬클럽 회장 누구도 김광석 사후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후 김광석은 귀가했고 결국 1월 6일 새벽 3시 30분쯤 자택에서 위중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전깃줄로 목을 맨 채 계단에 비스듬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자세였다. 
부검 전문가들은 당시 진술과 부검 소견서 등을 토대로 "사인은 질식사다. 누가 목을 조른 교사가 아닌 스스로 목을 매 죽은 의사로 판단된다. 누군가 그를 제압한 흔적이 없다. 체중이 끈에 실려서 목이 졸린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흔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찜찜한 건 여전하다. 목을 맨 채 계단에 비스듬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고인의 자세가 부자연스러우며 현장에 발견된 담배 2종류를 토대로 누군가 그의 곁에 있었던 걸로 추측되기 때문. 
게다가 서해순 씨는 초반에 남편의 죽음을 "장난치다가"라고 표현했다가 후에는 "경황이 없어서"라고 말을 바꿨다. 김광석의 것 이외의 담배에 관해서는 웃으며 "저는 안 피운 것 같은데 그 밤에 누가 오셨나?"라고 모호하게 설명했다. 
타살 흔적은 없지만 팬들은 여전히 의혹을 품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더 안타까운 상황. 자살이 맞다면 분명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이라도 규명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광석은 자살당했다"는 안타까움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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