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과 함께 분위기를 가지고 왔다. 이제 강했던 마산에서의 기억만 되살리기만 하면 된다.
두산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015년 플레이오프부터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두산은 NC를 상대로 6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 17일 치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3으로 패배하면서 연승 기세를 잇지 못했다. 대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18일 치른 2차전에서 17-7로 승리리하며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그야말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았다. 1차전에서 스크럭스에게 허용했던 만루포의 아픔은 2차전에서 최주환이 만루포로 되갚았고, 김재환이 스리런 홈런 두 방을 날리면 '4번타자'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한 1차전에서 8회 7점을 내주며 빅이닝을 허용한 것은 2차전 6이닝 8득점으로 답했다.
당한대로 되갚으면서 흐름을 완전히 되찾았다. 이제 6승 2패로 올 시즌 좋았던 기억이 가득했던 마산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필요한 2승을 단숨에 채우는 일만 남았다.
3차전 두산의 선발 투수는 마이클 보우덴. 보우덴은 올 시즌 부상으로 17경기에 나와 3승 5패 평균자책점 4.64로 다소 부진했다. 3차전 NC의 선발 투수 에릭 해커가 26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42로 활약한 것을 고려하면, 선발 싸움에는 분명 밀려 보인다. 그러나 보우덴은 정규시즌을 아쉬움 속에서 마쳤던 만큼, 포스트시즌 호투로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원한다.
일단 보우덴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NC전에서의 좋은 기억이 있다. 보우덴은 2016년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3피안타 4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또한 올 시즌 전반적으로 부진했어도 NC를 상대로는 좋았다. 지난 9월 20일 마산구장 마운드에 오른 보우덴은 6이닝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했다.
여기에 길었던 휴식 속에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냈다. 보우덴 스스로도 "지금의 몸 상태는 100%"라고 자신할 정도다. 보우덴의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보우덴 이후 필승조 나설 필승도 건재하다. 보우덴이 최소 6이닝을 소화해준다면 곧바로 함덕주-이용찬-김강률이 나설 수 있다. 이들 역시 마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강률이 5경기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함덕주(4⅔이닝 무실점)와 이용찬(2이닝 무실점)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두산은 4차전 선발로 유희관이 나선다. 유희관은 올 시즌 11승 6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비록 시즌 중간 중간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9월 5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9로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반면 NC는 4차전에서 임시 선발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NC는 맨쉽을 불펜으로 돌렸다. 자연스럽게 선발에 공백이 생긴 상황.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 카드로 썼던 최금강은 2차전에서 21개의 공을 던졌다. 또 1차전에서 구위가 좋아 기대를 모았던 구창모는 2차전에서 볼넷 두 개만 내주는 등 믿음을 주지 못했다. 두산으로서는 '해커 고비'만 넘긴다면, 한층 수월하게 4차전을 풀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두산 타자들은 마산만 가면 펄펄 날았는 것 역시 두산으로서는 자신감을 충전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마산구장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에반스. 에반스는 올 시즌 마산구장에서 뛴 8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 5홈런로 맹타를 휘둘렀다. 2차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친 박건우는 타율 4할의 성적을 남겼다. 이 밖에 오재일이 타율 3할7푼9리 3홈런으로 활약했고, 국해성(0.385), 허경민(0.357), 민병헌(0.348), 최주환(0.333), 류지혁(0.333), 김재환(0.313) 등 대부분의 타자들이 마산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NC가 쉽지 않았던 상대였다. 그러나 2차전 대승으로 시리즈의 분위기는 두산에게 넘어왔다. 두산의 포스트시즌 다섯 번째 경기의 장소는 '광주'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