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TV] "인생은 매일 처음 사는 것"…'택시' 윤여정, 세월의 미학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0.19 07: 35

배우 윤여정이 '택시'를 통해 50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19일 tvN '택시'에서는 500회 특집으로 '택시 in LA'라는 특별한 코너가 준비됐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 주에 이어 500회 특별 게스트로 윤여정이 출연, 5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아무 것도 모르던 젊은 시절 연기한 장희빈은 주인공의 기쁨과 악역의 고충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캐릭터였다. 윤여정은 "탄산음료 모델이었는데 '장희빈'에 나가면서 잘렸다. 사람들이 포스터에 있는 사진의 눈을 뚫었다. 그때는 주인공이라니까 신나서, 좋아서 허겁지겁 했다"며 "문방구에 뭘 사러가면 주인이 그렇게 싫어하더라. 뭘 던지고 했다. 방송국에 쳐들어오기도 했다. 박근형 씨가 숙종 역이었는데 대신 막아주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 '바람난 가족'으로 만난 임상수 감독을 영화계의 은인으로 꼽기도 했다. 윤여정은 "나한테는 왜 항상 벗는 제안이 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육체파 배우도 아니고"라며 "'바람난 가족'도 처음에 안 한다고 했는데, 자꾸 전화가 오고 조감독이 손편지도 쓰고 그랬다. 그때 임상수 감독을 처음 만났다"며 "임상수 감독을 통해서 영화가 환경이 많이 달라졌구나 생각했다. 전환점의 은인이다. 지금도 밥 사준다"고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윤여정은 이혼 후 생계를 유지하고, 두 아들을 키우느라 뭐든 해야만 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아이들 키울 때 직장을 다녔다. 아이들 교육비 마련을 위해 일하기 바빴다.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을 못 해준 게 가장 미안하다. 나머지는 떳떳하다"며 "다행히 두 아들은 건강히 잘 자라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첫째는 방송업계에서 시작해 지금은 패션업계에서 일한다. 둘째는 음악 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혼 후에는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했다. 아이들은 내 보배다"라고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한 모정(母情)을 드러냈다. 
"어렸을 때는 주인공이 하고 싶었다"는 윤여정은 이제 "근사한 할머니 역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보통 드라마에서 보던 고집 세고, 주책맞은 그런 할머니 말고 잘 늙은 할머니. 사람들이 보고 '늙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멋있는 역할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이어 "60살이 넘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살아온 삶을 나눌 수 있을 거다. 예전에 예능에서도 말했지만, 인생은 매일 처음 사는 거다. 나도 71살이 처음이다"라며 "매번 실수하고 또 아프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덜 아프다"고 말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윤여정은 여전히 바쁘게 살고, 인생을 배우며, 삶을 사랑하고 있었다. 배우로서 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빛나고 있고, '꽃보다 누나'에 이어 '윤식당'을 통해 예능이라는 어려운 도전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누구보다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윤여정은 이미 모두에게 '나이 든다는 것'의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고 있는 근사한 배우다. /mari@osen.co.kr
[사진] tv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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