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김재환-스크럭스, PO 달구는 4번 타자 전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19 07: 29

2017년 플레이오프가 예상외의 난타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심에는 팀의 4번 타자들인 김재환(29·두산)과 재비어 스크럭스(30·NC)가 있다. ‘4번 대결’은 남은 시리즈에서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두산과 NC는 17일과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타격전을 펼쳤다. 1차전에서는 NC가 13-5로 이겼다.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였다. 2차전은 더 많은 점수가 나왔다. 두산이 17-7로 이겼다. 한 경기 득점 기록을 경신했고, 이날 경기에서 터져 나온 8개의 홈런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대량득점의 방아쇠는 4번 타자들이 당겼다. 1차전에서 스크럭스가 장군을 불렀다. 5회 극적인 역전 만루포를 때리는 등 6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스크럭스의 몫이었다.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친 김재환은 2차전에서 멍군을 불렀다. 3점포 두 방을 때리며 무려 7타점을 올렸다. 플레이오프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이었다.

타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야구판이다. 2·3번 타순에 팀 내 최고 타자를 배치하는 팀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4번에 대한 중요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1~3번 타순에서 출루 확률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여야 할 4번의 몫이 커진다. 한 방 싸움에서 갈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단기전이라면 더 그렇다. 1·2차전은 이런 가설을 확인해주는 승부였다.
악재를 딛고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 스크럭스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할9푼의 타율에 머물렀다.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1차전 5회 만루포로 완전히 살아났다. 2차전에서도 7회 홈런 한 방을 쳤다. 여전히 좋은 감을 이어가고 있음을 과시했다. 2경기에서 타율 4할5푼5리, 2홈런, 7타점, 장타율은 1.091에 이른다.
플레이오프에서 상대 팀을 기다린 김재환은 아무래도 실전 공백이 우려됐다. 그러나 2차전 이재학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포를 계기로 감이 살아났다. 6회 원종현을 상대로 때린 홈런은 KBO 리그에서 김재환만이 가능할지도 모를 홈런이었다. 까다로운 공을 받아쳐 라인드라이브로 담장을 넘겨버렸다. 2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 2홈런, 7타점, 장타율 1.429의 좋은 출발이다.
두 팀은 20일 장소를 마산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아무래도 잠실보다는 규격이 작은 구장이다. 바람의 영향도 적잖이 받는다. 현재 타자들의 감,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보이는 양팀 마운드를 고려하면 홈런포가 더 나올 수 있는 여건이다. 1~2점 리드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감이 좋은 4번 타자들의 방망이가 승부의 중심에 있을 확률을 점칠 수 있다. 마산에서 강한 스크럭스,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준 김재환의 활약이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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