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정원' 문근영X김태훈, 상처 입은 사람에게 바치는 치유 판타지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0.18 16: 48

몽환적인 숲과 그 속에 사는 나무. 그리고 한 여인.
마치 만화에서나 볼 법한 판타지적 요소가 영화에 가득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사랑과 갈등, 배신과 욕망이 가득한 차가운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우리네 일상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질 법한 지극히 흔한 일들을 나무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는데,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치유로 치환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리정원’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영화를 만든 주연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와 연출자 신수원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유리정원’은 인간이 나무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과학도 재연과 그런 그녀의 삶을 관찰해 베스트셀러 소설을 쓰는 신인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 장르이다. 지난 12일 개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개봉 전부터 어떠한 작품인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재연을 연기한 문근영은 이날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가 (연기적으로)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느낄 때쯤 신수원 감독님의 작품을 만났다. 감독님을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정말 행복하고 재미 있는 촬영 현장이었다”라고 신수원 감독을 신뢰해 캐릭터 재연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근영은 "사람들의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상처 받는 이유도 다른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치유를 받으셨으면 좋겠고,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근영이 연기한 재연은 이상주의자나 초현실주의자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동료에게 연구 자료를 빼앗기는 배신을 당하는가 하면 자신의 연구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성공을 꿈꾸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 또 다시 좌절한다.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문근영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공감'을 꼽았다. “일단 작품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 작품을 반드시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이 있었다"며 "물론 재연을 연기하는 게 두렵기도 했고 걱정도 됐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고 나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과정을 설명했다.
각본·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은 극의 주요 소재로 '나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욕망과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인간의 욕망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점차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무가 중요한 테마라고 생각했다”고 주인공 재연이 나무를 꿈꾸며 좇게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신 감독은 “식물은 운동성은 없지만 정지해서도 계속 순환을 한다. 천 년 혹은 2천 년을 살아가는 게 신기하다고 느꼈다. 생명수라는 말도 쓰듯이, 나무라는 존재가 동물적인 것과 다르게 살아간다고 본다”라며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또 반대로 상처 받고, 치유 받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극중 지훈은 선배 소설가의 비리를 세상에 폭로하고 공개적인 곳에서 싸움을 벌여 문단에서 쫓겨난다.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대박'이라는 반전을 꾀하는 인물. 지훈도 연구원 재연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목적한 결과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욕망하고 갈등하는 인물이다. 
소설가 김지훈을 연기한 김태훈은 “신수원 감독님은 굉장히 치열하다. 감정적으로 치열한 게 아니라 작품을 놓고 매일 치열하게 고민을 하신다. 찍어놓은 촬영 분과 새로 찍어야할 장면을 놓고 혹시라도 어긋나는 게 없는지 고민을 하시더라. 그런 점들을 보고 저도 보고 배울 점이 많아서 촬영장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연을 사랑했던 정교수를 연기한 서태화는 “신수원 감독의 진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를 한 번 읽고 사실 완벽하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며 알게 됐다"며 "그동안 제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설정이었는데, 신 감독과 주연을 맡은 문근영의 매력을 느껴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만큼 평단에서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예비 관객들에게는 '유리정원'이 과연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10월 25일 개봉./  purplish@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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