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맨쉽 불펜 투입’ ML에 비견될 ‘달의 작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8 09: 39

그 어느 때보다 NC 김경문 감독의 날카로움과 과감한 결단이 드러나고 있는 올해 포스트시즌이다. 그만큼 김경문 감독은 이번에 작심한 듯 독하게 야구를 펼치고 있다. 흡사,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을 보는 듯 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종종 메이저리그 경기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의 포스트시즌 내용 뿐만 아니라, 한국시간으로 오전에 있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결과와 내용 역시 공유를 하면서 야구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고 있다.
갈수록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의 추세는, 선발 야구 보다는 불펜 야구의 추세로 흐르고 있다. 선발진의 조기 강판, 그리고 불펜진의 조기 투입, 그리고 선발 투수의 불펜 등판 등의 독한 야구의 방식이 갈수록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셋업맨 앤드류 밀러를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이런 방식이 대세로 굳어진 듯 하다. 올해 역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데이빗 프라이스,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 등 선발 투수들이 적은 휴식을 취하고 불펜 등판에 나서며 대세가 굳어지는 듯 하다.

올해 NC의 포스트시즌 야구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만큼 독한 야구를 펼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치르면서 NC 벤치는 선발진의 빠른 교체와 빠른 불펜 운영, 과감한 야수진 교체 등을 통해 경기에 직접 개입했다. 그리고 기어코 경기 흐름을 바꿔내고 있다.
7경기 동안 선발진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는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불과하다. 에릭 해커와 장현식이 모두 제 몫을 해주면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 외의 경우에는 모두 조기에 선발 투수가 조금만 흔들릴 경우 빠르게 불펜의 가장 강력한 자원을 투입해 흐름이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려고 만들었다. 실패의 경우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 5회 최금강의 강판에 이은 원종현을 투입한 경우 밖에 없었다.
여기에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김경문 감독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독한 야구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했다. 선발 장현식이 4회에 흔들리자, 김경문 감독은 선발 자원이던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전격적으로 투입했다. 불펜 강화의 일환이었던 수였다. 비록 맨쉽의 투구 내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4회 2사 후부터 투입돼 1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이 역전승으로 가는 발판과 필승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결국 NC는 13-5로 대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서전으로 장식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독한 야구의 결정체였던 클리블랜드의 일원이기도 했던 맨쉽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제 맨쉽은 불펜 투수다”는 말로 맨쉽의 불펜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를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전격적으로 활용한 경우는 몇 차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맨쉽은 일단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김경문 감독의 ‘작심 야구’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과거 김경문 감독은 ‘뚝심’으로 대변되는 믿음의 야구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렇게 운영을 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뚝심 대신 작심이 올해 NC의 가을야구 키워드다. 그만큼 독해졌고 날카로워졌다.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 김경문 감독의 ‘작심 야구’가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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