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오락가락 속구’ 장현식, 7K- 집중타의 두 얼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7 22: 28

주 무기의 위력과 제구가 오락가락했다. 극과 극을 오간 속구 제구로 인해 장현식(NC)의 두 번째 플레이오프 무대는 두 얼굴의 모습으로 남았다.
장현식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앞선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무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장현식의 투구에 기대했다. “6이닝을 버텨주면 고맙고, 5이닝 만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현식에 대한 최소 기대치를 전한 것.

초반 장현식의 흐름은 괜찮았다. 초반 150km 안팎의 속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 들었다. 플레이오프 선착으로 2주 간 경기를 치르지 않으며 경기 감각이 떨어진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2회말 양의지에 내준 홈런은 150km 속구를 초구에 던지다 맞은 것인데 노림수에 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의 속구들은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빠른 속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의 공들도 위력을 되찾았다.
속구를 기본 베이스로 하는 장현식의 투구 패턴이 3회까지는 통했다. 당연히 제구가 밑바탕이 됐다. 1회 선두타자 민병헌에 안타 이후 오재원,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위력을 떨쳤다.
그러나 3회까지 위력적이었던 속구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4회말 선두타자 박건우에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초구 체인지업 볼을 던진 뒤 이후 5개의 공을 모두 속구를 선택했지만 박건우를 출루시키고 말았다. 이날 경기 첫 볼넷 허용이었다.
주 무기인 속구가 말을 듣지 않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2B2S에서 몸쪽 높은 공을 던지려다 한 가운데로 몰리며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얻어맞았다, 무사 2,3루에 몰렸다. 이후 오재일에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양의지에 어설픈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2 동점이 됐다. 앞선 타석 속구를 던지다 맞은 홈런의 잔상이 남은 듯 했지만 승부는 실패로 돌아갔다.
속구 제구가 흔들리자 이후 장현식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로 패턴을 변화시켰지만 물 오른 두산 타자들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에반스는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허경민에 137km 슬라이더를 던지다 유격수 땅볼로 1점을 허용했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류지혁과 슬라이더 승부만 펼치다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2-4로 흐름을 내준 순간이었다. 결국 한없이 흔들리고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한 장현식은 제프 맨쉽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맨쉽이 민병헌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일단 장현식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당시 위력을 떨쳤던 속구가 플레이오프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등 기복을 보인 점은 장현식과 NC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최소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한 아쉬운 투구 내용이었다. 일단 팀은 1차전 타선의 폭발로 13-5로 완승, 승기를 잡았지만 큰 무대에서 한 뼘 더 성장하길 바랐건 기대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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