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2번 나성범’ NC, 압박 안겨준 회심의 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7 22: 28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꺼내든 ‘2번 타자’ 나성범 카드는 별 다른 활약 없이도 상대에 압박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카드였다.
NC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3-5로 신승을 거뒀다.
이날 NC 김경문 감독은 타순을 변칙적으로 구성했다. 리드오프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재미를 봤던 김준완을 내세웠고, 짝을 이루는 테이블세터에는 나성범을 내세웠다. 김경문 감독은 약 한 달전 2번 나성범 카드로 재미를 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마산에서 니퍼트를 상대했을 때 나성범이 2번에서 잘해줬다. 당시 기억을 떠올려수 부담 없이 휘둘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9월 12일 마산 두산전, 나성범은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포함해 6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당시 선발 투수는 니퍼트였고 니퍼트는 2번 나성범 타순에서 힘겨워하던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기억이 김경문 감독으로 하여금 2번 나성범 카드를 다시 꺼내들게 만든 이유였다. 또한 “지난해까지 니퍼트를 상대로 잘 때려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초반에 꼭 점수를 뽑아냈으면 좋겠다”는 말로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강한 2번 타자’로 분류할 수 있는 나성범의 투입도 같은 맥락이었다.
하지만 나성범 2번 카드로 NC는 별 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성범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득점의 순간마다 모멘텀을 만들며 상대를 압박하는데는 성공했다.
일단 나성범은 1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맞이한 첫 타석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리고 0-1로 뒤진 2회초 1사 1,3루 기회에서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진과 동시에 1루 주자 김준완이 2루를 훔치면서 2사 2,3루로 기회는 이어졌고, 박민우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나성범은 일단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이후 5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박민우가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1사 만루 기회로 연결됐고, 스크럭스의 만루포까지 터졌다. 나성범으로서는 이날 경기 최소한의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6-5로 추격을 당하던 6회초 2사 1,3루의 기회에서는 좌익수 얕은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적시타가 없었다고 한들, 나성범이 2번에 배치된 것은 상대에 충분히 위압감을 심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8회초 2사 3루의 상황에서 나성범 타석이 돌아왔다. 두산 마운드에는 좌완 이현승이 있었지만 나성범의 한 방을 의식한 듯 고의 4구로 내보냈다. 그리고 후속 지석훈과의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나성범이 고의4구로 나간 뒤 지석훈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후 스크럭스의 우전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나성범은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나성범 2번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8회초였다. 결국 NC는 집중력으로 8회에만 총 7득점을 올리면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