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지난해의 아픔을 조금 갚았다. 그러나 숙제는 여전했다. NC의 가을야구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는 양의지(30·두산) 봉쇄가 그것이다.
NC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경기 중·후반 선수단 전체가 예민한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13-5로 이기고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NC는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러 체력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선발 카드도 밀렸던 터라 1승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하지만 양의지는 여전히 NC에 강했다.
두산의 주전 포수이자 국가대표팀 포수이기도 한 양의지는 지난해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했다. 빼어난 투수리드로 4경기 동안 단 2점만을 내주는 데 일조했고, 불방망이까지 휘둘렀다. 양의지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4할3푼8리,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7개의 안타 중 4개(홈런 1개, 2루타 3개)가 장타였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양의지의 몫이었다.
그렇게 NC에 ‘4전 전패’라는 뼈아픈 기억을 남긴 양의지의 가을 활약은 2017년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상대는 NC였다. NC로서는 양의지를 어떻게 봉쇄하고 공략하느냐가 중요했는데 숙제를 완벽하게 풀지는 못했다.
2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NC 선발 장현식의 초구 빠른 공(150㎞)이 가운데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양의지의 방망이를 떠난 공은 125m를 날아 좌중월 선제 솔로포로 연결됐다.
4회 권희동의 2루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수비에서도 힘을 낸 양의지는 4회 무사 만루에서는 다시 타점을 올렸다. 역시 장현식의 초구 빠른 공이 가운데 몰리자 욕심 내지 않고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러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이날 스윙 두 번에 2점을 냈다.
양의지는 두산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양의지를 잡으면 두산의 팀 분위기 전체를 꺾을 수 있다. NC도 양의지를 봉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대응책이 2차전부터는 먹힐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