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한끼줍쇼’PD “1주년? 방송 오래 할 거라 예상 못해”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10.18 09: 59

‘한끼줍쇼’가 방송 1주년을 맞았다. 시민들의 집을 찾아가 함께 밥을 먹자고 하는 이 프로그램이 과연 잘 될까 하는 우려 속에서 시작했지만 벌써 1주년이 됐고 JTBC 대표 프로그램이 됐다.
JTBC ‘한끼줍쇼’는 지난해 10월 19일 방송을 시작했다. 오늘(18일) 방송한 지 딱 1년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다. 시민들의 얘기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시민들의 얘기는 이들의 집에서 출발한다. 규동형제가 시민들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한끼줍쇼’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때문에 가장 먼저 집을 공개해야 하는데 사실 미리 준비도 없이 집을 공개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려되는 가장 큰 이유였다.
‘한끼줍쇼’의 방현영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MC 이경규, 강호동과 지금도 많이 얘기하는데 방송을 시작했을 때 ‘한끼줍쇼’가 장기적으로 갈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실험적이고 리얼한 상황 속에서 풍경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 제작진도 결과를 예상할 수 없어서 오래갈지 몰랐는데 사계절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1주년을 맞을 것에 다들 뿌듯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도 우려했지만 ‘한끼줍쇼’는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방현영 PD는 “가장 예상을 못 했던 부분은 문을 열어줄 지었다. 첫 회는 당연히 실패했고 만약에 시민들이 문을 열어주더라고 걱정은 많았다. 실험을 해볼 수 있거나 섭외를 할 수 없어서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었다. 부딪혀보자는 원칙을 제작진이 합의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결국 이경규, 강호동은 첫 방송에서 시민들의 집에 들어가 한 끼 얻어먹는 데 실패했고 편의점에서 밥을 먹는 학생들을 만나 겨우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방현영 PD는 “첫 회 실패가 가장 큰 멘붕이었다. 계산이 안 되고 예측이 안 돼서 준비를 못 한다는 게 힘들었다. 첫 회 녹화 후 내부에서 논란이 심했다. 첫 방송 후 시청자들 반응이 프로그램 의미는 이해해주지만 방법에 대해서 선호가 갈렸다. 1년이 지난 지금 한 끼 얻어먹는 것에 낯설어하는 분들을 설득해온 내용이나 명분에서 설득력을 키운 한 해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 준비할 때 가장 궁금한 게 동네였다. 서울 출신이 아니라 다른 분들에 비해 서울에 호기심이 있었고 역세권 외에 주택가에 누가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봤다. 이경규, 강호동은 이런 느낌이 처음이라면서 실패해도 재미있어했고 기죽지 않았다”고 전했다.
첫 번째 실패했지만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다. 극적으로 한 부부가 이경규, 강호동을 받아줬다. 이 부부는 어려웠을 때 규동형제처럼 숟가락 들고 밥을 얻어먹으러 다녔다면서 자신들과 같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밥을 주기로 했다고 했고 결국 규동형제가 한 끼에 성공했다.
방현영 PD는 “가능성을 안고 시작했는데 2회 때 부부가 문을 열어주면서 힘을 얻었다. 시민들이 계속 문을 안 열어줬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 한 끼 준 부부가 ‘한끼줍쇼’의 기획 의도를 그대로 보여준 분들이었고 나중에 그분들이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 거기서 제작진도 힘을 얻었고 3회 때 또 다른 가족이 문을 열어주고 나니 윤현준 CP가 ‘이 프로그램 갈 수 있겠다’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규동형제가 들어가는 집마다 얘기가 전혀 다르고 사는 게 다르니까 프로그램 무게중심이 집 쪽으로 갔다. 백날 회의실에서 그릴 수 없었던 그림인데 찍으면서 만들어갔다. 1주년 방송까지 82집을 들어갔더라. 뿌듯했다”며 “집에 들어가는 게 어려울 거라 생각했고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힘든 부분이고 긴장 포인트다. 시청자들도 신기해하면서도 감동을 하는 포인트다. 삶의 원리처럼 집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늘 예상 못 하고 나갔다가 기적처럼 한 끼에 성공한다”고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