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롯데 PS 이끈 강민호의 헌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6 06: 57

"어떻게든 1차전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0-9로 완패했다. 4회까지는 0-0으로 팽팽했지만 5회 5피안타 4볼넷으로 7실점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시리즈 전적 2승3패. 롯데의 화려했던 후반기 진격은 어쩌면 다소 이른 시점에 그 마침표가 찍혔다. 이제 롯데의 2017시즌은 끝났다.

여러 모로 아쉬운 다섯 경기였지만 '안방마님' 강민호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더 짙다. 강민호는 다섯 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해 타율 2할5푼(16타수 4안타)을 기록했다. 홈런은 물론 장타도 없었고, 무타점, 무득점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아쉬웠다. 특히 1차전이 그랬다. 강민호는 이날 네 개의 도루를 NC 주자들에게 허용했다. 물론 투구 동작이 큰 조쉬 린드블럼이 선발투수로 나섰기에 이를 강민호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연장 11회 나왔다. 롯데가 2-3으로 뒤진 11회 2사 만루 나성범 타석, 풀카운트 승부에서 장시환의 6구가 빠졌다. 이를 어떻게든 스트라이크존으로 끌어들이려던 강민호의 의도와 달리 공은 그의 미트를 스치며 옆으로 흘렀다. 포수 패스트볼. 3루주자 권희동은 물론 2루에 있던 노진혁까지 홈을 밟았다. 석 점 차.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강민호의 다섯 번째 포스트시즌은 그렇게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강민호도 경기 후 "어떻게든 1차전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그걸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라며 " 1차전의 실수를 만회하고 또 플레이오프에 가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만회하고 싶었다. 너무 아쉽다. 야구가 쉽지 않더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올해 롯데의 포스트시즌을 이끈 중심축은 강민호의 투혼이다. 강민호는 올해 129경기에 포수로 출장했다. 같은 포지션 3위의 기록. 그러나 이닝을 살펴보면 1032⅔이닝. 압도적 1위였다. 2위 김태군(NC)에 비해 74⅓이닝 더 많았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타석에서도 빛났다. 강민호는 올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8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상황. 몸을 사릴 법했지만 강민호에게 이는 해당사항 없었다.
물론 그 투혼이 '가을야구에서 부진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롯데가 가을야구에서 더 큰 스텝을 밟기 위해서는 강민호의 활약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 조건이 성립되지 않은 올해, 팀은 고배를 맛본 것이다. 강민호는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서 약해지는 모습이 뚜렷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다르다. 7월까지만 해도 롯데는 가을야구 탈락이 유력해보였다. 기적은 한 쪽의 폭발로만 이뤄지지 않았다. 조쉬 린드블럼의 가세로 선발진이 안정화된 것은 물론 손승락을 필두로한 불펜진, 폭발한 타선 등 롯데의 마법을 만든 이들은 수두룩하다. 그 중심에는 강민호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운 모습을 남겼어도 그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는 이유다.
5차전 완패. 롯데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강민호는 멋쩍은 표정으로 팬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환호에 대한 고마움과 팀 탈락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롯데의 가을은 그렇게 저물었다. 그러나 강민호의 헌신만큼은 뚜렷히 기억돼야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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