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승8패' 극복한 손시헌, PO에선 부담없이 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0.16 07: 00

어쩌면 단순한 1승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종전 승리는 시리즈 전체 승패를 결정하기에 그 무게감은 크다. 특히 NC 손시헌(37)에게 올해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승리는 더욱 남달랐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로 손시헌은 시즌 내내 따라다닌 '8승8패' 꼬리표를 떼고 그동안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상대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플레이할 것이다. 
손시헌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이렇다할 큰 활약은 없었다. 1차전 3타수 무안타, 패배한 2차전 2타수 1안타(1볼넷), 대승을 거둔 3차전 3타수 1안타 1타점, 4차전 2타수 무안타였다. 

지난 15일 최종 5차전. 손시헌은 2회 1사 1루에서 박세웅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측 폴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 홈런을 치며 롯데팬을 놀래켰다. 이후 우익수 뜬공 아웃. 2회말 수비에선 1사 1루에서 문규현이 땅볼 타구를 역모션으로 달아가 잡다가 놓쳤다가 다시 잡았다. 병살에 실패하고 1루에만 아웃시켰다. 
4회 2사 후 우전 안타로 박세웅을 괴롭혔다. 결정적인 장면은 2-0으로 앞선 5회 1사 만루, 조정훈의 포크볼을 제대로 밀어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기록했다. 귀중한 연결 점수였다. 이후 6회 안타, 8회에는 2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8-0을 만들었다. 3안타 2타점으로 NC의 9-0 승리에 일조했다. 개인 성적과 팀 승리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시리즈 내내 손시헌의 플레이 하나하나는 롯데팬의 주목을 받았다. 구설수 때문이었다. 지난 3월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손시헌은 "롯데에 8승8패만 해도 아쉬울 것 같다"는 말 때문에 일년 내내 곤욕을 치렀다. "롯데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그의 말처럼 앞뒤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당시 손시헌은 "작년 전적과 올해는 무관하다. 이대호가 합류해 롯데는 훨씬 좋아졌다. 지난해는 우리가 운이 좋았다. 또 (15승 1패가) 나오겠나"며 "1패씩 쌓여 5할 승률(8승 8패)이 되면 뭔가 아쉬울 것 같다. 1승만 더 해도 빚진 기분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같은 일방적인 상대 성적은 나오기 힘들거라며,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손해보는 느낌이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손시헌의 의도와는 달리 해석됐고, 롯데팬들은 시즌 내내 손시헌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게다가 롯데가 올해 NC 상대로 9승7패로 우위로 역전됐고, NC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롯데에 뒤진 4위를 차지하면서 손시헌의 발언은 놀림받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선수가 다른 의도없이 무심코 한 말에 너무 족쇄를 채운다. 선수들이 부담느껴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하면서 NC는 롯데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시즌 맞대결에선 뒤졌지만,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선 승리했다. 손시헌은 그동안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두산과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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