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라고 해도 빡빡한 일정에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하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올라오는 듯 했던 타격도 체력 문제 탓인지 다시 식었다. 문제점을 드러낸 시카고 컵스가 경기 중·후반 버티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시카고 컵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2-5로 역전패했다. 먼저 2점을 냈지만 5~7회에만 5점을 허용했고 타선은 이 3점의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선발 호세 퀸타나는 비교적 제 몫을 했다. 5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론돈-몽고메리로 이어진 중간다리가 3실점을 하며 힘 싸움에서 밀렸다. 게다가 타선도 무기력했다. 단 4안타 1볼넷을 얻는 데 그치며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컵스는 워싱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경기에서 타격이 썩 좋지 않았다. 5경기 팀 타율이 1할8푼에 불과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0개 팀 중 컵스보다 낮은 팀 타율을 기록한 팀은 클리블랜드(.171) 뿐이었다. 아무리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도 시즌 평균보다 지나치게 낮았다. 반대로 이날 상대 팀인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2할9푼8리의 팀 타율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간판타자라고 할 수 있는 앤서니 리조와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타율은 나란히 2할이었다. 1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3할 타자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날도 그런 부진은 이어졌다.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비교적 타격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가 모였으나 단 4안타에 머물렀다. 이렇게 쳐서는 다저스를 이길 수 없었다.
브라이언트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을 뿐 리조는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그나마 타격감이 좋았던 리드오프 제이도 무안타에 그쳤다. 알모라 주니어가 투런포를 터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컵스는 휴식 기간도 짧았다. 디비전시리즈를 5차전까지 치렀고, 중간에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휴식 없이 달렸다. 워싱턴 원정을 치른 뒤 곧바로 LA로 날아와 이동거리도 길었다. 진짜 휴식 시간은 10시간 남짓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반면 디비전시리즈를 세 판에서 정리한 다저스는 중·후반 집중력을 발휘할 만한 힘이 남아있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