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인 배우 신성일이 1960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의 연기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15일 오전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는 배우 신성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신성일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500편이 넘는 영화의 주연을 맡으며 196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이어오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다.
그는 회고전이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회고전에 시기는 없다. 어느 차례에 회고전을 해야 할 때가 오겠다고 생각했다. 한 3년 전에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에게 회고전 할 때 안됐나 물어봤더니 해야죠 하더라. 그 시기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제가 나이가 80이 되니까 60년도에 데뷔를 했으니 60년 가까이 됐다. 이 나이에 회고전 하는 게 딱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 스토리를 이야기하던 중 “나이 조금 드신 분은 저를 딴따라라고 한다. 그런데 저는 딴따라 소리 제일 싫어한다. 딴따라 소리 들으려고 영화계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 67년도에 해운대에 촬영을 왔다가 그 때 스탠드바에 갔는데 한 젊은 친구가 ‘저 딴따라 들어오네’ 그러더라. 그 소리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딴따라 아니라고 사과하라고 했다. 영화하는 분들은 딴따라 아니다. 종합예술 속에 있는 한 부분”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출연 작품 중 한 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1966)를 꼽으며 “순수한 영화 시나리오로서는 독보적이다. 일본에 가장 먼저 리메이크된 시나리오다. 그 당시에는 보통 일본영화 리메이크 작이 많았다. 젊은 작가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젊은 작가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그러다가 검열이 생겼다. 시나리오 검열, 필름 검열, 이중으로 받았다. 그런 제약 속에 우리가 영화를 찍었다는 것을 젊은 세대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추’에 대해 “영화로서의 영상미가 뛰어나다. 내가 출연했지만 주인공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문정숙 씨가 여인으로서 무르익었을 때다. 남자를 갈구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당시 이만희 감독과 연애할 때였다. 그 작품은 영화 평론하시는 분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하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신성일은 우리가 잘 알고있는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홍상수 감독이 예전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제작자의 아들이라며 상속자다, 재산이 많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 그가 폐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해 정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폐암 3기를 선고받아 지금까지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기적적이라고 하더라. 이제 건강하다. 의사가 7번 치료를 받으면 완료하는 것으로 하자고 하더라. 제가 원래 체력관리를 잘했다”고 현재 상태를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행복’이라는 작품을 기획중이다. 요새 드라마들은 막장 드라마가 너무 많고 영화에도 사회고발, 잔인한 내용이 많다. 너무 살벌하다. 또한 여자주인공인 영화가 없다. 그래서 따뜻함이 없다. ‘친구’라는 작품을 보고 어떤 한 부분에 대해서 그 때부터 한국영화에 대해 진저리치게 됐다. 그래서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다시 쓰고 있다. 내년 봄에 촬영 들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작품은 김홍신의 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김홍신과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저작권까지 다 받았다. 이렇게 2년 간의 계획이 다 세워져 있다”고 덧붙였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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