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투혼과 세레모니, 롯데 대역전의 변곡점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5 06: 46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숱한 고비와 승부처들을 넘겨왔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의 대역전도 눈앞에 두고 있다. 과연 선수들 개개인이 팀을 위한 투혼과 세레모니가 대역전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치른다. 5전 3선승제의 시리즈에서 양 팀 모두가 2승2패로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경기까지 왔다. 플레이오프로 올라서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면서 5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르게 되는 롯데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가을야구를 당연히 경험했던 시기와는 달리 5년 만에 맞이하는 가을야구에 대한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당시 20대 중후반의 젊고 팀의 미래라고 불리던 선수들은 어느덧 30대 초중반이 되어 팀을 중추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베테랑이 됐고 팀에서는 고참의 위치로 올라섰다. 멋모르고, 치기 어렸던 시기에 경험했던 가을야구가 이제는 간절하게 와닿았다.

1차전에서 주전 포수 강민호는 5타수 무안타 3삼진, 그리고 연장에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포일까지 기록하며 침묵했다. 강민호는 절치부심했다. 이날 6회말 느린 2루 땅볼을 치고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의욕을 보였다. 아웃 판정을 받았고, 비디오판독으로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베테랑 포수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지난 13일 4차전에서도 유격수 방면 깊은 땅볼을 때리고 1루에서 살기 위해 다시 한 번 몸을 날렸다. 다시 한 번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의지를 보였다. 어떻게든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하는 투혼이자, 간절함의 표현이다.
4차전 선발 투수로 8이닝 112구 1실점 완벽투를 펼친 린드블럼의 투혼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왜 故 최동원을 빗댄 애칭 ‘린동원’이라고 불리는지 알게 되는 역투였다. 1차전에서 106개의 공을 던졌던 그가 4일 휴식 이후에도 투혼을 선보였다.
그는 “5차전은 마지막이다. 팀이 불펜 총력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다고 했다”고 말하며 팀을 위해 1이닝을 희생하고 책임졌다.
투혼이 선수들의 간절함의 표현이라면, 세레모니는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는 표현이다. 이번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는 손아섭은 3차전 4-12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그는 “아직 시리즈가 끝난 것이 아니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나도 모르게 과격한 세레모니가 나왔다”고 말하며 세레모니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한 손아섭의 세레모니는 결국 벼랑 끝에 몰렸던 4차전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 분위기가 전혀 가라앉지 않고 살아났던 롯데는 벼랑 끝 4차전에서 오히려 7-1의 완벽한 승리로 5차전을 기약하게 만들었다. 주장인 이대호는 “큰 경기는 분위기 싸움이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이라면 괜찮다”는 말했고, 전준우 역시 “(손)아섭이의 세레모니가 많이 자극이 됐다. 선수단에 그 동기부여가 잘 전달이 된 것 같다”는 말로 손아섭의 세레모니가 알게모르게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음을 전했다.
분위기 싸움이라는 단기전에서 롯데는 그 분위기를 쉽게 넘겨주지 않고 있다. 벼랑 끝에서도 정신을 쉽게 차리지 못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라졌다. 투혼과 세레모니의 조화로 달라진 선수단. 과연 롯데는 벼랑 끝에서 부활해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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