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롯데에 20대 초반 영건이 선발투수로 가을야구 데뷔전을 갖는다. 주인공은 박세웅이다.
1995년생 만 22세의 박세웅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4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되면서 등판이 불발된 박세웅은 최종전 선발투수로 가을야구에 데뷔한다.
역대 롯데 구단에서 박세웅과 같은 만 22세 이하 나이에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데뷔한 투수는 모두 4명 있다.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는 염종석이 첫 번째다. 염종석은 지난 1992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포스트시즌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19세. 고졸 신인으로 정규시즌 17승 평균자책점 2.33으로 활약한 염종석은 가을 데뷔전도 화려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3만154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이었지만 염종석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롯데는 2차전도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를 조기에 끝냈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우승했다.
두 번째는 1995년 만 19세 2년차 좌완 주형광.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를 상대로 선발등판하며 가을야구에 데뷔했다. 결과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역투를 펼쳤다. 주형광은 같은 준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롯데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박세웅과 같은 만 22세였던 사이드암 배장호는 2009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깜짝 선발등판했다. 5⅓이닝을 던졌지만 8피안타 3볼넷 8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5-9로 패한 롯데는 1승3패로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2010년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만 22세 사이드암 이재곤이 포스트시즌에 데뷔했다.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선발로 나선 이재곤은 그러나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롯데는 3차전 패배를 시작으로 3연패하며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박세웅은 염종석처럼 화려하거나 주형광처럼 안정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꿈꾼다. 그렇게 된다면 롯데의 손에는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 손에 쥐어져있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박세웅(위), 염종석-주형광(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