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롯데의 가을야구 잔혹사에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본 롯데가 세 번째 기회에서 김경문 NC 감독을 넘어설까.
롯데와 NC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렸던 롯데는 4차전 7-1 완승으로 벼랑 끝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단판 승부 5차전에서 총력전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롯데의 올 가을은 그야말로 드라마다. 전반기를 41승44패1무, 승률 4할8푼2리로 마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가을야구는 힘들어보였다. 전반기 순위는 7위. 선두 KIA에 16경기 차로 뒤처졌으며 5위 두산과도 3경기 차였다.
그러나 롯데는 후반기 대약진을 일궈냈다. 후반기 58경기서 39승18패1무, 승률 6할8푼4리. 같은 기간 두산(승률 .700)에 이어 리그 2위였다. 8월 19승8패, 9월 13승6패로 멈추지 않는 상승세를 과시했다.
힘겹게 5위에 올라선 롯데는 어느새 4위를 거쳐 3위까지 올랐다. 물론 3위를 두고 경쟁한 NC의 추격 역시 만만찮았다. 시즌 최종전까지 순위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 롯데는 시즌 최종전 LG를 꺾으며 자력으로 3위를 확정했다.
그리고 NC와도 여지없이 팽팽한 일리미네이션 승부. NC 사령탑 김경문 감독과 인연을 살펴보면 롯데의 승부욕은 더욱 자극된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지휘봉을 잡던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만났다. 두 번 모두 '리버스 스윕'을 일궈내며 짜릿함을 선사했다.
2009년, 1차전 분패 이후 2차전부터 4차전을 연거푸 잡았다. 플레이오프에서 SK에 패하며 두산의 가을은 저물었지만 롯데의 가을 종료는 이보다 먼저였다. 1차전 승리 후 패한 건 당시만 해도 최초였다.
2010년에도 김경문 감독은 롯데에게 악몽이었다. 롯데는 1차전 10-5, 2차전 4-1 완승을 거뒀다. 두 경기 모두 경기 막판 상대 '클로저' 정재훈에게 홈런을 뽑아내며 분위기까지 가져왔다.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감독은 3~4차전이 열리는 사직에서 끝내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3차전 5-6 분패를 시작으로 세 경기를 내리 패했다.
롯데는 2011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SK에 막히며 탈락했다. 그리고 201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그때 두산 사령탑은 김진욱 감독. 두산을 넘었으나 김경문 감독을 넘은 건 아니었다.
올해만큼은 다르겠다는 각오다. 그렇다고 롯데가 가을을 유달리 결연하게 맞이하는 것도 아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2011시즌부터 2년간 코치로 롯데의 가을을 함께했다. 조 감독은 "그때나 지금이나 분위기는 좋다. 하지만 시즌 막판 매 경기 순위 싸움에 직결되는 승부를 펼쳤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에 퍼져있다"라고 설명했다.
2전3기. 김경문 감독에게 무릎꿇었던 롯데는 불펜의 취약함에도 무시무시했던 타선을 앞세워 가을을 맛봤다. 올해 롯데는 투타의 밸런스가 주무기다. 김경문 감독도 "쉽지 않은 상대"라며 롯데를 치켜세웠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하나. 달을 넘기 위한 롯데의 마지막 발걸음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