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종영①] #셀프디스 #개연성 #빠른전개..김순옥 월드의 진화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10.15 06: 49

 항상 극성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아오던 김순옥 작가가 달라졌다. 지난 14일 오후 종영한 SBS ‘언니는 살아있다’(이하 언니는)는 비록 20% 시청률 돌파까지 꽤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젊은 층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후반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호평이 쏟아진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마지막으로 방송된 ‘언니는’에서는 드라마 내내 악행을 일삼은 양달희(다솜 분)와 이계화(양정아 분)가 처절하게 응징당했다. 그리고 6년 뒤 민들레(장서희 분)은 구필모(손창민 분)과 결혼해서 딸을 낳았고, 김은향(오윤아 분)은 유치원 원장이 됐다. 강하리(김주현 분) 역시 유명한 작가가 된 구세준(조윤우 분)과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언니는’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역시 재미있어서이다. ‘언니는’은 과장된 캐릭터와 상황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입을 빌려서 김순옥 작가가 스스로 하는 디스 역시도 재미있다. 주로 극중에 등장하는 상황이나 드라마를 비난하면서 캐릭터들이 실제 김순옥 작가의 이름을 꺼내는 것이다. 스스로 막장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실제로 ‘언니는’은 탄탄한 개연성을 보여줬다. 실컷 초반에 떡밥을 던져놓고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었고, 살인 사건이나 범죄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기는 하지만 그 과정 역시도 악역들의 동기나 관계가 잘 정립됐다.
무엇보다 첫 방송에서 3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파격적인 전개로 시작했다. 뒤이어 드라마속 언니인 사군자(김수미 분)이 사라지는 과정 역시도 빨랐다. 과거처럼 밝혀져야 할 비밀을 가지고 질질 끄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토요일에 연속 2회 방송이라는 것도 빠른전개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김순옥이라는 이름 세 글자에 덧 씌워진 이미지들이 셀 수 없다. 하지만 ‘언니는’은 충분히 김순옥 작가에 대한 오해를 풀기에는 최고의 작품이었다./pps2014@osen.co.kr
[사진] '언니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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