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등장만으로도 해운대가 들썩였다. 마치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장을 찾은 소녀 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처럼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14일 낮 12시30분 조진웅이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오우삼 감독과 주연배우 하지원, 이제훈, 이종혁, 조성하, 하윤경, 양익준, 이병헌, 박희순, 박해일, 고수 등 인기 스타들이 부산의 영화 팬들과 소통했다.
영화 ‘대장 김창수’의 개봉을 앞둔 조진웅은 자신이 왜 젊은 시절의 김구를 연기했는지 출연 의도를 털어놓으며 작품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높였다. “사실 처음에는 김구 선생님을 재연할 생각을 하니 두려워서 고사를 했었다. 청년 김구가 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바뀌었다. 이제는 당당히 (어떤 역할이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존했던 독립운동가 김구의 강렬한 투쟁의 순간이 아닌, 그 시작점에 놓인 한 청년의 변화를 그린다. 10월 19일 개봉.
이어 영화 ‘맨헌트’를 각색·연출한 오우삼 감독과 하지원이 등장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며 함께 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굉장한 기쁨을 드러냈다. 오우삼 감독은 “하지원이 굉장히 대단하고 열심히 해주었다.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매력적이지만 지혜롭다. 감정뿐만 아니라 모든 점에 있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원도 “오우삼 감독과 ‘맨헌트’로 인사드리게 됐다. 저는 미모의 킬러 레인이라는 역을 맡았는데 저는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이다”라면서 “감독님과 작업하는 동안 꿈을 꾼 것 같았고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엄마의 공책’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이종혁은 “전에는 카리스마 있는 역할도 했었는데 ‘아빠 어디가’를 하면서 이미지가 편해진 것 같다.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며 칼 갈고 있다(웃음). 다시 영화로 여러분들을 찾아뵐 것”이라고 말해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남한산성’의 연출자 황동혁 감독과 주연 배우 이병헌, 박희순, 박해일, 고수가 이날의 해운대 비프빌리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병헌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썰렁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여기 다 모여 계신 것 같다. 많은 분들을 보니 반갑다”고 인사를 전했다.
고수 역시 “작년 겨울에 많은 선배들과 함께 열심히 찍었다. 함께 작업했던 것이 자랑스럽고 이 영화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원로배우 신성일과 중국 감독 오우삼은 비프빌리지에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박준형·이동해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