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폴킴부터 뮤지컬배우 우수까지, 친구가 있어 더욱 완벽했던 '불후의 명곡'이었다. 숨어있던 보석들을 발견하는 데에 탁월한 소질을 가진 '불후의 명곡'다운 특집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는 '함께라서 더 아름다운 노래-친구와 함께'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로커 선후배 김경호와 곽동현, R&B 듀오 문명진과 더 레이, 명품 보컬리스트 유미와 김용진, 동갑내기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우수, 훈남 포컬 정동하와 폴킴, 인디밴드계 선후배 장미여관과 기프트 이주혁이 출연했다.
'불후의 명곡' MC들은 '친구 특집'의 의미에 대해 "제 2의 황치열, 민우혁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에서 수 차례 우승을 거머쥔 실력자들은 저마다 추천하고 싶은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
'R&B의 교본' 문명진과 그를 보며 자라 'R&B의 제본'을 자처하는 더레이, 늘 유쾌한 장미여관과 그들의 과거를 쏙 빼닮은 밴드 기프트의 이주혁, OST의 강자로 군림한 유미와 그의 행보를 닮은 '봄날' OST의 주인공 김용진은 선후배 케미가 돋보였다. 존경하는 선배와 무대를 꾸미는 후배들,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무대를 내어준 선배들의 하모니는 관객들을 감동하게 했다.
동갑내기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우수는 '친구 특집'이란 기획에 제일 딱 맞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이들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 '너의 꿈속에서'를 자신들의 이야기로 각색해 뮤지컬과 같은 무대를 꾸몄다. 노래 내용 자체도 어떤 위기에서도 우정을 버리지 않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었고, 15년 우정의 역사를 뮤지컬 가사에 녹여낸 두 사람의 연기는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 충분했다.
김경호와 곽동현은 조금 더 특별한 인연이었다. 곽동현은 '팬텀싱어'에서 김경호의 모창가수로 유명세를 얻어 어엿한 가수로 성장했다. 그런 곽동현을 위해 김경호는 그의 단독 콘서트 게스트를 자처하기도. '불후의 명곡' 콘셉트를 듣고 가장 먼저 곽동현을 떠올렸다는 김경호는 곽동현과 파워풀한 록스피릿을 뽐내며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렸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정동하와 폴킴의 무대는 감성의 승리였다. 싱어송라이터로 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폴킴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이문세의 '소녀'를 불렀다. "남자의 목소리에 반하기 쉽지 않은데 정말 반해버렸다"고 폴킴을 향한 남다른 팬심을 전한 정동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눌러가며 폴킴이 빛날 수 있도록 조절해 선배 가수들도 박수 치게 만들었다.
이처럼 친구와 함께였기에 그들의 무대는 승패를 떠나 하나 하나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다. 수많은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눴던 가수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비교적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가수들은 친구 덕분에 무대에서 형형하게 빛날 수 있었다. 그들의 뜨거운 우정이 만들어낸 진정성 가득한 무대는 시청자들에게도 역대급 감동을 전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