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끝판대장' 오승환 삼성 복귀, 지금이 최적기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0.14 10: 00

'끝판대장' 오승환(35)이 자유의 몸이 됐다. 세인트루이스 잔류 뿐만 아니라 미국내 타 구단 이적, 일본 무대 진출, 국내 무대 복귀 등 향후 진로는 다양하다. 
오승환은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내 거취를 궁금해하는 걸 알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에이전트, 지인들과 상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 다음 시즌에는 올 시즌보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이 삼성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최고의 기회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첫 20세이브를 달성했으나 4.10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다소 부진했던 게 사실. 그렇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소방수로서 손색이 없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임의탈퇴 신분이다. 삼성은 2013년 11월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허락하면서 임의탈퇴 처리했다. 국내에서 FA(자유선수계약) 자격을 얻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는 오승환이 국내로 돌아올 때는 보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하려면 삼성과 계약해야 한다. 삼성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는 등 전력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 계투진 가운데 믿을만한 카드는 장필준과 심창민 둘 뿐이다. 오승환이 삼성에 복귀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해진다. 
투수 출신 A 해설위원은 "올 시즌 장필준과 심창민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계투 자원이 부족하다. 오승환이 삼성에 복귀한다면 뒷문이 확실히 강해진다. 오승환이 소방수를 맡고 장필준과 심창민이 7,8회를 책임진다면 여러모로 유리해진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승환이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정규 시즌 경기 수의 50%에 출장할 수 없다. 이에 대해 A 해설위원은 "정규 시즌 내내 마운드를 지켜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어차피 후반기 싸움이다. 출장정지 처분 기간 중에 몸을 잘 만들어 후반기에 전력에 가세한다면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전력 보강 뿐만 아니라 흥행을 위해서도 오승환이 필요한 상황. 가장 믿을만한 흥행 카드였던 이승엽이 은퇴한 가운데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하다. 과거 대구 홈경기 때 세이브 요건이 성립되면 전광판에 '끝판대장'이란 문구가 뜨면서 거의 동시에 종소리가 나온다. 중고교 시절 수업시간 끝을 알릴 때 나오는 음악과 비슷한 종소리다. 밝고 명랑한 스타일의 음악이다. 
바로 이 종소리가 잠시 나온 뒤 곧바로 '쿵쿵' 하는 중저음 배경 속에 애니메이션 주제곡인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시작된다. 오승환이 마운드를 향해 걸어 나가면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한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 퍼진다면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듯. 
오승환은 이역만리에서도 삼성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오승환과 함께 뛰었던 동료들은 오승환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훈련 방법과 컨디션 조절 노하우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미국과 일본 무대를 두루 거친 오승환이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다면 후배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승환을 잡기 위해서는 구단의 의지가 중요하다. 과감한 투자와 진심을 보여준다면 오승환의 마음을 잡는데 걸림돌은 없다. 그동안 투자에 인색하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삼성에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늘 말해왔다.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이 최적기다. 오승환의 결심과 삼성의 최선이 중요하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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