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체’ SK 마운드, 하드웨어 보강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12 10: 46

예상치 못한 고전을 맛본 SK 마운드가 소프트웨어를 교체한다. 손혁 투수코치가 새롭게 합류했다.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드웨어 보강도 있을지 관심사다.
SK는 12일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손혁 투수코치의 영입을 알렸다. SK는 손 코치의 영입에 대해 “투수진의 역량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공주고-고려대 출신인 손 코치는 2004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고, 은퇴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넥센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손 코치는 오는 19일 팀에 합류한다.
손 코치는 넥센 코치 재임 시절 젊은 투수들을 성장시켰다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학구파 코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어 구사 능력도 좋아 트레이 힐만 감독과의 의사소통 또한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도 해설위원을 역임하며 현장과 비교적 가까이 있었다. 손 코치는 넥센 시절 함께 한 경험이 있는 최상덕 코치와 역할을 분담해 1군 마운드를 이끌 예정이다.

SK는 올해 1군 메인 투수코치로 한 시즌을 함께 했던 데이브 존 코치와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데이브 존 코치는 올해 팀의 최대 목표였던 선발진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지도자다. 박종훈 문승원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4~5선발 진입에 공을 세웠다. 대학 코치 시절 많은 유망주들을 조련한 경험을 잘 살렸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선생님’의 면모와는 달리 살벌한 1군에서의 ‘좋은 코치’가 되지는 못했다. 결정적으로 투수 교체 타이밍이 문제였다. 올해 SK의 투수교체는 존 코치가 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힐만 감독에 건의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약해진 SK 불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는 못했다는 게 전체적인 평가였다. "KBO 리그의 분위기와 팀 투수진이 낯선 만큼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충족시키지 못했다.
SK의 불펜이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다면 모를까,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는 대체적으로 나쁜 결과로 돌아왔다. 여기에 집단 마무리의 시기가 길어지면서 체력적인 관리에 실패한 것도 뼈아팠다. 투구폼 교정도 잘 맞는 선수가 있었지만, 선수 상황에 맞지 않는 원론적인 지도 또한 몇몇 선수들의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SK는 존 코치의 공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하지 않았으나, 아쉬웠던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손 코치는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는 존 코치에 비해 좀 더 한국적이고, 기민한 대처를 기대할 수 있다. 같은 마운드를 가지고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적은 다소간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다소간’이다. 올해 무너진 불펜 재건을 위해서는 결국 하드웨어 보강이 필요하다.
SK의 내년 불펜 계획은 현재까지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이 가세할 예정이나 수술 후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물음표가 있다. 기대치는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 좋다. 박희수 채병용 등 올해 부진했던 투수들의 반등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2군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젊은 자원들은 대거 올해 군 입대가 예정되어 있다.
핵심 자원이 된 서진용 김주한 백인식은 풀타임 마무리 경험이 없다. 1년 정도는 단계를 밟게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올해 증명됐다. 그 1~2년을 메워줄 확실한 불펜 자원이 필요한 시점인데 외부 영입은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에서 고민이 있다. SK가 어떤 수를 짜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편 SK는 예이츠 QS 코치와는 재계약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존 코치가 떠난 상황이라 팀 내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힐만 감독의 핵심 참모로 영역이 넓어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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