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구위·변화구 제구·부담’ 박세웅의 3대 변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2 06: 49

보름을 쉰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가 팀의 벼랑 끝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3가지의 변수가 박세웅 앞에 도사리고 있다. 이 변수들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따로 롯데의 가을야구 여정이 길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
롯데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박세웅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전날(11일) 경기에서 선발 송승준이 3이닝 5실점 만에 무너지면서 롯데는 6-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제 롯데는 1패만 더하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의미다.

그런 상황에서 박세웅이 ‘소년 가장’ 역할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반기 롯데 선발진을 홀로 이끌었던 박세웅인데, 이제 팀의 올 시즌 명운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박세웅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의 호성적으로 풀타임 선발 2년차에 한층 성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다만, 전반기 17경기 9승3패 평균자책점 2.81의 성적이 후반기에는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5.07로 껑충 뛰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체력적 여파가 결국 시즌 막판 박세웅에게는 독으로 다가왔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달 26일 사직 한화전에서도 3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13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시즌 마지막 등판 때와 비슷한 휴식일을 갖고 준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오르는 박세웅이다. 보름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셈. 일단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박세웅의 구위를 보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전망. 박세웅은 지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당시를 회상하면서 “결과를 떠나서, 아무래도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기에 후반기 경기들보다는 빠른공의 구속이나 구위는 내가 느껴도 충분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구위를 찾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임을 자신했다.
그러나 문제는 구위가 아니다. 박세웅의 빠른공 구위를 뒷받침할만한 변화구들의 제구다. 박세웅의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 결정구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전혀 위력적이지 않았다.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집어넣는 제구가 아쉬웠다. 공을 받았던 강민호의 말을 빌리자면, “(박)세웅이가 변화구를 존으로 집어넣지 못하고 있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야 하는데 맞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 같다”며 박세웅의 변화구 제구와 멘탈을 꼬집었다.
박세웅 스스로도 “변화구 제구가 잘 되지 않으니 카운트가 몰리며 좋지 않은 경기를 펼쳤던 것 같다”며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의 변화구 제구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NC 타자들 역시 충분히 박세웅을 상대해보고 현미경 전력 분석을 했을 것이다.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그저 유인구로만 활용한다면, 박세웅의 카운트를 잡는 빠른공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설 것이 분명하다. 박세웅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정타를 얻어맞을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세웅이 변화구를 유인구로만 활용하지 않고, 카운트를 잡으며 다양한 투구 패턴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가장 큰 변수는 포스트시즌 등판에 대한 부담감이다. 박세웅은 이날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맞이한다. “즐기면서 부담 없이, 시즌 중 하나의 경기라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등판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포스트시즌 등판을 준비했던 박세웅이다. 하지만 탈락이라는 압박감이 박세웅이 서 있는 마운드를 짓누를 것은 분명하다. 이제 과연 그 무게를 얼마나 이겨내고 우뚝 서느냐가 박세웅의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희극과 비극으로 나눌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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