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가 쌓일수록 한숨도 깊어진다. 롯데가 극심한 변비 야구 끝에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롯데는 11일 마산구장에서 치러진 2017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NC에 6-13 완패를 당했다. 1~2차전 극심한 타선의 침체를 딛고 3차전에선 안타 12개, 사사구 7개를 얻어냈지만 이날 롯데가 루상에 남겨놓은 주자는 모두 13명. 13개 잔루로 승리를 기대하긴 어렵다.
3차전뿐만이 아니다. 타선이 막혀있던 1~2차전에도 롯데에는 계속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1차전 잔루 10개, 2차전 잔루 7개를 쌓았다. 급기야 3차전 13잔루까지 더해 준플레이오프 3경기 잔루가 30개에 달한다. 경기당 평균 10잔루. NC도 25잔루를 남겼지만 롯데가 더 심하다.
득점권에서 결정력 부재가 뼈아프다. 2득점에 그친 1차전에서 득점권 9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적시타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던 롯데는 2차전에도 득점권 6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2회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의 병살타로 얻은 1점이 결승점으로 연결될 만큼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3차전에선 2회 2사 만루에서 신본기가 시리즈 첫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득점권에서 3개의 안타가 나왔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도 2개씩, 사사구도 4개 있었지만 득점권에서 12타수 기회가 있었다. 2회·5회·6회 3번의 만루 찬스에서 4점을 빼내는 데 그쳤다. 기회에서 한 번에 몰아치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롯데의 득점권 성적은 27타수 3안타 타율 1할1푼1리. 사사구 7개가 있었지만 대량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상대팀 NC도 1~2차전에선 득점권 18타수 3안타로 막혔지만, 3차전 8타수 5안타로 터지며 3경기 도합 26타수 8안타 타율 3할8리를 기록한 것과 대조되고 있다.
타순을 가릴 것 없이 찬스에서 터지지 않는다. 강민호와 문규현이 득점권 4타수 무안타로 한 방이 없었고, 전준우와 앤디 번즈도 몸에 맞는 볼을 제외하면 나란히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리즈 첫 적시타를 친 신본기도 전체로 보면 5타수 1안타로 2할에 불과하다. 이대호는 3타수 1안타로 체면치레.
결정타 부재로 벼랑 끝에 내몰린 롯데로선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없다. 주전을 대체할 수 있는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아 타순 조정 외에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조원우 감독도 믿음 외에는 뾰족한 해결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연 4차전에선 롯데 타선이 극심한 변비야구에서 벗어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