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빠가 벌써 감독?’ 프로농구 세대교체 바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2 06: 34

“우리 오빠가 벌써 감독님이야?”
농구판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타이틀스폰서 조인식 및 개막 미디어데이가 11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됐다. 10개 구단 감독과 주요선수가 미디어데이에 참여해 입담을 과시했다.
10개 구단 지도자들을 보면 절반 이상이 90년대 농구대잔치에서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스타출신이다. 연세대 90학번 문경은 SK 감독을 필두로 이상민 삼성 감독, 추승균 KCC 감독, 김승기 KGC 감독, 조동현 kt 감독이 모두 스타출신이다. 여기에 ‘매직히포’ 현주엽 감독이 올 시즌부터 LG 지휘봉을 잡았다. 바야흐로 왕년의 스타들이 코트에서 지략대결을 펼치게 됐다.

현역시절부터 연고대 라이벌답게 입담대결도 치열했다. 현주엽 LG 감독은 “이상민 감독의 삼성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 꼭 삼성을 이기겠다”면서 신입감독다운 선전포고를 했다. 문경은 SK 감독 역시 “삼성은 이겨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상민 감독을 겨냥했다.
이상민 감독은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현장은 다르다. 쉽지 않을 것”이라며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 이에 현 감독은 “내가 이상민 감독 첫 시즌 때 ‘마음을 비워라! 눈높이 낮춰라’라고 맘 편히 이야기했다. 내 일이 되니 쉽지 않더라. 굉장히 힘들게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초보감독’인 현주엽 감독은 “다행스러운 점은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해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고맙다. LG 선수들이 조금 편하고 화려한 것만 하려고 했다. 올 시즌에 궂은일과 팀플레이에 호흡을 맞추도록 방향을 잡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연세대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양보는 없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이상민 감독이 지난 시즌 챔프전을 경험했다. 난 챔프전에서 한 번도 못 이기고 졌다. 어떤 식으로 공부했나?”라고 물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목표치를 세웠지만 챔프전에 간다고 생각은 안했다. KGC에게 정규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챔프전 때는 달랐다. 선수 때 못 느꼈던 중압감을 느꼈다. 선수 때는 한 번도 그런 긴장감 못 느꼈다. 올해는 좀 더 편하게 선수들 이끌고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처했다.
3년차지만 나이로 막내인 조동현 kt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작년에 kt가 외국선수및 주축선수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어린 선수들이 책임감 갖고 플레이하면서 성장했다. 비시즌에 부상문제를 관리하고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분위기는 좋다. 작년시즌에 못 보여드린 점을 올 시즌에 보여드리겠다. 최고에 도전하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스타출신 40대 지도자들의 등장은 암도 있다. 아직도 90년대 향수에 젖은 대중들이 선수보다 감독을 먼저 알아보는 것. 그만큼 요즘 프로농구 선수들이 인기가 없다는 뜻이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언제적 이상민, 현주엽인데 아직도 웬만한 선수들보다 인기가 많다. 심지어 선수보다 감독대결에 더 관심이 쏠린다. 참 씁쓸하고 답답한 현실"이라 지적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양재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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