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모창민의 아쉬움 "4년 전 전준우의 심정 이해된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1 16: 52

모창민(NC·32)이 홈런성 타구가 잡힌 아쉬움을 유쾌함으로 달랬다.
모창민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전날(8일) 그랜드슬램의 감을 완벽히 이어가진 못한 모습.
아쉬운 장면은 5회 나왔다. 팀이 0-1로 뒤진 5회 1사 1루, 모창민은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 상대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끝까지 뻗어가며 담장 근처까지 향했다. 그러나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워닝트랙에 바짝 붙어 이를 잡아냈다. 투아웃. 거기에 2루를 지나 3루까지 향하던 1루주자 김태군마저 전준우의 송구에 잡혔다. 순식간에 이닝 종료.

이틀 뒤인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모창민은 "외야 뜬공으로 병살을 기록하기는 처음이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속으로 '아, 태군아 빨리 돌아와'라고 생각했다. 태군이가 주력에 비해 너무 멀리까지 간 것 같다"라며 "솔직히 맞았을 때 느낌은 괜찮았다. 맞바람에 당한 걸까. 4년 전 (전)준우의 심정이 이해된다. 나도 세리머니를 했다가는 큰일날 뻔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모창민이 떠올린 장면은 2013년 5월 15일 창원 NC-롯데전. 당시 전준우는 팀이 4-6으로 뒤진 9회 1사 후 이민호의 속구를 강하게 받아쳤다. 홈런을 직감한 그는 방망이를 던진 뒤 홈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맞바람에 타구 속도가 죽으며 결국 좌익수 뜬공. 전준우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아쉬워했고 이는 미국 언론에까지 소개됐다. 전준우가 '월드 스타'로 등극한 이유였다. 그때 1루수였던 모창민은 전준우에게 "맞바람"이라고 미소지으며 달래기도 했다. 4년 만에 입장이 맞바뀐 것.
모창민과 전준우는 소문난 단짝이다. 이날 인터뷰 중인 모창민을 발견한 전준우가 창원구장 1루 더그아웃까지 오더니 "왜 네가 인터뷰를 하냐"라며 일침을 가할 정도. 모창민은 "스타일이나 성격이 참 비슷하다. 대학 때 대표팀에서 친해졌다"라고 설명했다.
비록 타구는 아쉬웠지만 모창민의 감은 나쁘지 않다. 1승 1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NC 선수단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 그는 "포스트시즌 처음 나갔을 때는 분위기가 도살장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반대로 이겼을 때도 덤덤한 것보다 약간 더 좋은 수준이다. 오래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의 3차전 선발투수는 송승준. 모창민은 "송승준 선배와 많이 안 만났다"라면서도 "포스트시즌은 늘 해오던 대로 승리만을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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