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아동성범죄를 집중조명한 '마녀의 법정'이 이번엔 여자도 성범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여기에 동성애까지 다루면서 성소수자들을 향한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선 마이듬(정려원)과 여진욱(윤현민)이 여교수 강간미수 사건을 해결했다. 해당 사건은 조교가 논문이 탈락했다는 이유로 여교수를 강간하려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이듬과 여진욱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들은 달랐다. 마이듬은 무작정 그 교수가 여자라는 이유로 피해자일 것이라 확신했고 여진욱은 그 조교가 피의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다 여진욱과 마이듬은 사건이 벌어질 당시 해당 조교가 친구와 통화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름 아닌 해당 조교와 친구는 동성 커플 사이였다.
하지만 해당 조교는 "나는 그래봤자 여교수에 당한 찌질한 사람이 된다. 동성애자인 것을 들킬 수도 있다"며 커밍아웃을 원치 않았다. 결국 마이듬과 여진욱은 조교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긴 채 재판을 진행했다.
이에 마이듬은 '마녀검사'다운 계략을 썼다. 여교수의 변호인 허윤경(김민서)에게 해당 조교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흘려 역이용한 것이다. 먼저 허윤경이 재판장에서 조교가 동성애자인 것을 말했고 마이듬은 사건 당시 통화녹음본을 공개해 승소까지 거머쥐었다.
이는 조교에게도 여진욱에게도 전혀 기쁘지 않은 승리였다. 조교는 동성애자라고 알려진 만큼 차후 교수임용 과정에서도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됐다.
'마녀의 법정'은 이 같은 사회적편견들을 거침없이 다루면서 사이다 전개를 선보였다. 특히 자신의 위치를 이용한 성범죄, 여자 가해자, 성소수자 등의 요소들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공분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여기에 정려원의 뻔뻔한 마녀연기와 윤현민의 따뜻한 눈빛까지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단 2회만에 타 범죄 수사극과 확실한 차별성을 둔 것이다. 이처럼 '마녀의 법정'이 웰메이드 문제작으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앞으로 어떤 사건으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나갈지, 또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마녀의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