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3득점.’
롯데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타선의 침묵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2경기 3득점, 타율은 1할7푼4리(69타수 12안타), 득점권에서는 16타수 무안타의 빈타를 보였다. 잔루는 17개. 투수진의 힘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투수놀음의 포스트시즌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점수가 나야 야구는 승리할 수 있다. 롯데는 터지지 않아도 너무 안 터졌다.
롯데는 1차전, 정규시즌과 비슷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전준우-손아섭-최준석-이대호-강민호-김문호-앤디 번즈-문규현-황진수가 선발 라인업에 나섰다. 시즌 중후반 팀이 안정을 찾으면서 고정된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1차전에서 이 조합은 별다른 공략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9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타순 간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2차전에서는 다소 변화를 줬다. 전준우-김문호가 테이블세터진을 이루고 손아섭-이대호-번즈가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 박헌도-강민호-문규현-신본기가 하위 타선에 포진했다. 1차전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던 강민호가 7번으로 이동해 부담을 덜게 했고, 1차전 동점 솔로포의 주인공인 박헌도가 전격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역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3개의 안타만 때려내는 데 그쳤고 득점권에서의 침묵도 그대로였다. 2회말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의 병살타로 얻은 1점이 처음이자 마지막 점수였다.
전준우가 9타수 1안타, 최준석 5타수 무안타, 이대호 8타수 2안타, 강민호 7타수 1안타 번즈 9타수 2안타 등 좀처럼 감각이 끌어 오르지 않았다. 손아섭만이 7타수 3안타로 2경기 동안 체면치레를 하고 있을 뿐이다. NC 투수들의 위력적인 구위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곱씹어볼수록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타선 상황이었다.
상위 타선에서 중심 타선으로 기회가 연결되며 선순환이 되는 것이 필요한 상황. 어차피 4번 타자 이대호는 붙박이다. 다른 타자들이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는 전준우의 부진과 3번 타자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조원우 감독은 “(손)아섭이가 잘 맞고 있다고 1번으로 옮기고, 안 맞고 있는 (전)준우를 3번 중심 타순으로 옮긴다는 것도 없는 노릇 아닌가”는 말로 타순에 대한 직접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조원우 감독은 손아섭의 부담을 염려해 결국 1번 타선에 들어서는 카드를 접은 바 있다. 결국 조 감독은 “준우가 앞에서 괜찮아진다면 중심 타선도 좀 더 괜찮아질 것이다”는 생각을 전했다. 결국 타선의 키는 전준우라는 것.
이대호와 강민호 등 중심에 위치할 선수들이 조금씩 감을 찾아가고 있고, 전준우도 2차전 내야안타로 막힌 혈을 뚫는 모습을 보였다. 조원우 감독은 의외의 ‘미친 선수’보다는 ‘당연히 해줘야 할 선수’가 해주는 것을 바라고 있다.
3,4차전은 다시 야간경기로 진행이 되기에 1,2차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 조원우 감독 역시 “아무래도 선수들에게는 야간 경기가 루틴을 찾는 데 더 낫다”고 말했다. 야간 경기라는 익숙한 상황, 그리고 새로운 타순의 조합으로 롯데는 3차전부터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