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대장 김창수‘ 조진웅 “싸움 잘 못해도 결기는 담겠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0.10 16: 25

배우 조진웅에게도 실존인물, 더군다나 백범 김구 선생이라는 위대한 위인을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를 통해 조진웅은 김구 선생의 청년 시절 김창수로 분했다.
조진웅은 9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찍으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 조진웅은 “처음이 가장 그랬다. 이 영화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까지가 제일 힘들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고사를 하고 1년, 1년 반 정도 아무생각 없이 살았고 1년 지나니 또 찌르더라. 그러다 2년이 지나서 또 얘기를 하니까 ’아무도 안한대?‘라고 물었다. 원래 제목은 사형수였다. 솔직히 사형수라니까 싫더라. 그 결정하기까지가 힘들고 작업의 과정은 동료들이 있어서 행복했다. 촬영을 하면서는 모든 영화가 다 힘들다. 안 힘든 것이 없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대장 김창수‘를 선택했다. 그는 ’명량‘이라는 작업을 할 때 최민식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워하시는 걸 보면서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웠구나를 알았다. 그걸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걸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제가 삶을 그렇게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 자연스럽게 이제 내 차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는 거다. 김구 선생님이 1876년생인데 내가 그 100년 뒤인 1976년생이고. 또 제가 당시에 책을 받아서 읽었을 때 백범로에 살고 있더라. 백범로에서 쭉 가면 효창공원이다. 그 안에 백범 선생이 모셔져 있고. 이번에 생묘를 처음 가게 됐는데 할아버지 산소가서 칭얼대다 오는 것처럼 그렇게 해도 되겠구나 했다. 오늘 아침도 가서 잘 되게 해달라고 인사드리고 왔다”고 덧붙였다.
’대장 김창수‘를 찍으며 최민식과 비슷한 고통을 느꼈냐는 질문에 “저는 최민식 선배님 옆에서 보기만 했을 뿐 실제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비슷하다고도 느끼지 않을 거다. 아마 다를 거다. 깻잎과 고수도 똑같은 향신료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실존인물 연기를 다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간한 사람이어야지 비슷하게 할 텐데”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런데 이 작업을 통해서 분명히 변한 게 있다. ’암살‘이라는 작업을 했을 때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독립운동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절대 안한다고 했었다. 목숨 걸고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다시 저에게 물어봤을 때 당연히 해야 한다고 대답을 하게 됐다. 분명히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확실히 변한 부분이다. 이 영화를 작업하면서의 소신과 신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는 “덩치는 저하고 김구 선생이 비슷하다고 하더라. 덩치가 크시고 싸움을 잘하셨다고 하더라. 저는 그렇게까지 싸움을 잘하진 않았다. 그런데 그 결기를 담고 싶기는 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씨네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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