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김혜수 아니었다면"…'미옥'이 증명할 김혜수의 가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0.10 14: 28

김혜수가 여성 원톱 느와르 '미옥'으로 한국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도전을 펼친다.
1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과 연출을 맡은 이안규 감독이 참석했다. 
'미옥'은 남자 영화로 대표되는 느와르의 틀을 깬 여성 원톱 느와르 액션 영화. 최근 남자 배우들이 무리지어 주연을 맡는 경우가 다분한 충무로에 반향을 일으킬 신선한 시도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성 배우로 활약해 왔지만 김혜수 역시도 최근 더욱 심해진 충무로의 여성 영화 기근을 느끼고 있다. 남성 배우들이 떼로 주연을 맡는 일명 '떼영화'가 충무로의 트렌드가 된 지금, 여배우로서 설 수 있는 자리는 지극히 협소하다. 이런 가운데, 여성 중심의 원톱영화 , 그것도 느와르 장르인 '미옥'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미옥'을 통해 또 한 번의 파격 변신에 도전하게 된 김혜수는 여성 느와르로서 가지는 영화의 의미에 대해 "의미를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작품이 의미 있기를 바랄 것"이라며 "의미는 영화 상영이 완결된 후에 부여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배우의 현실이라는 건 여러분들이 너무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결국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할리우드도 그렇고, 유럽도 몇 개국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독단적으로 극을 장악하는 콘텐츠는 굉장히 적다"고 지적했다.
김혜수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영화들이 가열차게 나와주는 게 필요하고, 단지 시스템 탓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무로에서는 의미있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소리가 감독으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살아내는 여성, 그리고 배우로서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선보인 바 있다. 
김혜수는 문소리의 의미있는 시도를 언급하며 "최근 문소리 씨가 여배우인 동시에 전혀 다른 역할을 했다. 실제 본인이 배우로 겪는 실상과 실제 일하는 여성이 겪는 실상을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잘 표현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많은 시도들이 굉장히 소중하다. 우리 영화를 잘 봐달라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여성 느와르가 나왔으니 잘 해보라는 시각, 혹은 이제까지의 모든 남성 영화를 뛰어넘어야 너희 영화의 존재 가치가 있다는 시각보다는 이런 시도 안에서 가능성을 찾고,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미옥'이 충무로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남성 영화 일변도였던 충무로에서, 남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느와르에 원톱으로 도전한 김혜수의 시도만으로 '미옥'은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왜 김혜수를 사랑할까. '미옥'으로 또 한 번 증명해 낼 김혜수다. /mari@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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