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김기두 “‘또오해영’ 이후 1년 반...인생이 달라졌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0.09 07: 55

‘최강배달꾼’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기두가 자신을 알린 작품인 드라마 ‘또 오해영’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기두는 지난 달 26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최강배달꾼’에서 백공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2016년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 드라마 ‘도깨비’ ‘듀얼’을 거쳐 ‘최강배달꾼’까지 연달아 캐스팅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에 김기두는 ‘또 오해영’과 ‘최강배달꾼’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또 오해영’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면, ‘최강배달꾼’은 내 연기의 터닝포인트다. ‘최강배달꾼’은 내게 캐릭터나 연기적으로 꽤나 실험적인 작품이었는데, 그럼에도 사랑받았다는 게 정말 좋다. 내가 연기를 생각하는 중심이 됐고, 연기의 폭을 넓혀진 작품이 됐다.”

김기두는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이름을 알린 건 ‘또 오해영’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오랜 무명의 설움을 떨친 ‘인생작’이 바로 ‘또 오해영’이다. 도경(에릭 분)의 동료 음향녹음실 직원 기태 역할을 맡으며 김기두는 시청자들에 감초 연기자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게 됐고, 그 해 신스틸러페스티벌에서 신스틸러상까지 받았다. 
“‘또 오해영’ 이후 1년 반 사이에 이렇게 됐다. 그 전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었다. 그런데 ‘또 오해영’을 하고 나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인 됐다’는 느낌이었다. 작품 끝나자마자 딸을 얻었고, CF를 찍었고, 상도 받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도깨비’의 저승사자로 부름을 받았고, 첫 예능으로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너무 행복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19년 가까이 연기를 힘들게 해왔는데,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야말로 1년 반 사이에 ‘운명이 뒤바뀌었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많은 게 변했다. 하지만 김기두는 “난 변한 게 없는데 참 신기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술술 풀리는 연기 인생이 실감나지 않은 듯했다. 사실 그가 ‘또 오해영’을 만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원래는 다른 드라마에 캐스팅이 될 뻔했다가 엎어졌다. 아내 뱃속에 아이가 있었을 때라 출연료를 받으면 이런 저런 걸 사야지 생각하며 7천 원짜리 배냇저고리를 샀는데 캐스팅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좌절할 수밖에. 그러다 ‘또 오해영’ 대본을 봤는데 보는 순간 기태는 내 캐릭터라는 직감이 들더라.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또 오해영’에 들어갔다. 그 때 내 마음가짐이 어땠겠냐. 정말 이 악물고 했다.”
지금은 김기두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수염도 ‘또 오해영’을 준비하며 기르게 된 거라고. 음향실 직원이 밤새는 일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수염을 기르게 됐다는 설정을 하면서 면도를 안 하게 됐단다. ‘김기두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린 ‘또 오해영’은 그렇게 김기두라는 이름 석자를 알린 웰메이드 로코가 됐다.
“난 타임머신이 생겨도 과거로 절대 안 돌아갈 거다. 너무 힘들었다.(웃음) 배우 15년차 때 처음으로 연기를 그만둬야겠단 생각을 하고 다 정리를 했다. 그 때 한 감독님께서 ‘기두야, 네가 연기를 안 하면 누가 해’라고 한 마디를 딱 해줬다. 그러면서 작품을 하나 소개시켜줬는데 그게 ‘왕가네 식구들’이었다. 그걸 통해서 조금씩 감독님, 작가님들께 소문이 났고, 그렇게 버티다가 지금까지 왔다. 그 때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한 마디를 해준 감독님이 바로 ‘또 오해영’의 송현욱 감독님이다. 이런 게 운명 아닐까. 정말 내겐 은사님 같은 분이다.”
많은 인연들을 통해 지금까지 왔다며 겸손함을 보이는 김기두는 자신에게 딱 하나의 칭찬을 해달라는 질문에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주어지는 모든 기회에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했다는 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김기두는 “노력형 천재는 아니고, 노력해서 잘 하는 애 정도”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배우,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이 웃고, 같이 울어주는 배우가 꿈이다. 입담이 좋아 예능도 잘 할 거 같다고?(웃음) 몸으로 부딪히는 거 정말 잘한다. ‘정글의 법칙’이나 ‘오지의 마법사’ 이런 걸 가면 정말 잘할 자신 있다. 고생하는 걸 가야 금방 한계가 올 때의 재미있는 나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웃음) 기회가 되면 다 해보고 싶다.”
올해를 정말 ‘소처럼’ 열심히 살아온 김기두에게는 딱 한 가지의 소원이 남아있다. 바로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 상을 받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시상식에 참석만이라도 꼭 하고 싶다며 김기두는 “올해는 그 소원을 한 번 이뤘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내 목표가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는 거다. 연기를 하면서 연기대상 시상식에 초대되는 꿈을 매번 꿨다. 집에서 TV로 보면서 ‘내년에 가면 되지’라며 18년을 보냈다. 내성이 생길만도 한데 더 악착같이 ‘무조건 가야지’로 바뀌더라.(웃음) 상을 안 받아도 좋으니, 연기대상 시상식에 꼭 올해에는 갔으면 좋겠다.”/ yjh03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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